[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국내 신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신차 구매시 일정 기간 무료로 제공하는 텔레매틱스(차량 내 무선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이통3사의 통신서비스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아예 직접 이동통신 재판매(MVNO) 사업자가 돼 고객 관리에 나섰는데 세 달 만에 30만 회선이 늘었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완성차 업체가 MVNO 방식으로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회선 수는 170만3000여개다. 회선 수가 140만개였던 지난 7월 말보다 21% 증가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란 차동차와 통신서비스를 연결시켜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시동을 켜고 끄는 등 원격제어를 하거나 차량 안에서 날씨나 뉴스 등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차량관제 시스템이다.
올 들어 국내 신차 판매량이 급등하면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최대 5년간 무상 제공하는 현대·기아차의 회선 수는 회사당 매달 2만~3만개씩 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현대차의 블루링크 앱 [자료=현대자동차 홈페이지 갈무리] 2020.12.08 nanana@newspim.com |
현대차는 자사 차량 구매시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월 이용료 1만1000원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블루링크'를 최대 5년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기아차도 월 이용료 9900원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UVO'를 최대 5년간 무상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KT, 기아자동차는 SK텔레콤 및 LG유플러스를 통해 차량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다 최근 직접 각 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임대해 이동통신 재판매(MVNO) 형태로 차량관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컨대 블루링크 서비스 이용자가 이전에는 KT 가입자로 등록됐다면 이제는 현대자동차의 가입자로서, 완성차 업체가 직접 텔레매틱스 가입자를 관리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KT로부터 통신망을 빌려쓰고, 기아차는 SK텔레콤망을 거치는 MNO 회선 일부를 제외하고 LG유플러스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르노삼성, 테슬라코리아, 쌍용차도 올해부터 MVNO사업자로 등록하고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MVNO 사업자로 등록한 완성차 업체가 이통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회선당 기본 3000~5000원 수준에 대량 계약시 1000원까지도 떨어질 것으로 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MVNO 사업자로 등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동통신 및 초연결성 기반의 차량제어·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교체주기가 길지 않은 국내에서 5년의 무상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완성차 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율주행시대의 수익모델이 될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운전에서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쇼핑, VOD 시청 등 다양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이 밖에도 완성차 업체들이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차량제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다양한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MVNO 사업자로 등록하면서 서비스의 주도권을 이통사로부터 가져올 수 있게 됐다"며 "이제까지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내용을 바꾸려면 이통사에 일일이 요청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 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고객관리에 있어 자신이 가진 차량관리 노하우를 완전히 발휘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무상 프로모션 이후에도 유료 구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차 판매량이 늘면서 이용자 수가 늘고 있지만, 무상 프로모션 기간을 늘리기 전에는 프로모션 이후 해지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꾸준히 구독하게 하려면 연계 애플리케이션 등의 편의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를 다량으로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데이터 선구매제, 다량구매할인제 확대로 기존 음성 이동전화 중심 MVNO가 완성차 등 데이터 전용 사업자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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