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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법무부, 윤석열 징계위 강행…尹 기피신청 등 모두 '기각'

기사등록 : 2020-12-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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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징계위, 尹 측 징계위원 5명 중 4명 기피신청 기각
"징계위 막기 위한 기피권한 남용"
심재철 국장은 스스로 징계위에서 빠져

[서울·과천=뉴스핌] 이보람 장현석 기자 =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 측 징계위원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윤 총장 징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징계위는 논의 결과 윤 총장 측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징계위는 내부적으로 윤 총장 측이 징계위 진행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기피 권한을 남용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피신청 대상 중 한 명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스스로 회피신청을 해 징계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징계위의 기각 결정에 따라 이날 출석한 징계위원 가운데 심 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위원 4명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mironj19@newspim.com

앞서 윤 총장 측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징계위원 명단 사전 비공개를 이유로 기일연기를 신청했으나 징계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의를 멈춰줄테니 오후 2시까지 기피 신청을 하라'고 윤 총장 측에 고지했다. 

윤 총장 측은 이에 오후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이날 출석한 징계위원 5명 가운데 징계위원장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심재철 국장 등 4명을 기피 신청했다.

이날 출석한 징계위원 나머지 한 명은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청구권자인 자신을 대신해 징계위원장을 맡도록 한 정한중 교수는 법조계에서 대표적인 친정권 학자로 분류된다. 정 교수는 지난해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정 교수는 작년 5월 과거사위 활동을 마치면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한 바 있다.

정 교수는 또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적극적으로 찬성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교수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사회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방안을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은 것은 검찰에 정치 영향력을 심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해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수사를 하도록 규정한 검찰청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취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피신청 대상으로 지목된 또 다른 외부위원은 안진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안진 교수는 과거 민주당 공천심사위원 출신으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재직하던 지난 2017년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다.

추 장관이 위촉한 검사위원 2명인 신성식 부장과 심재철 국장은 추 장관 임명 이후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검찰 내부에서 대표적인 '추미애 라인'으로 불린다.

특히 심 국장은 최근 대검 감찰부의 재판부 분석 문건 관련 윤 총장 감찰 과정 등을 비롯해 윤 총장 징계청구 등 최근 상황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12.10 dlsgur9757@newspim.com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 명단이 공개되기 전부터 이들이 징계위원으로 거론되자 당초 기피신청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측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이용구 차관에 대해서도 기피신청을 했다. 이 차관은 징계위 개최에 반대해 사표를 낸 고기영 전 차관의 후임이다. 외부 인사로는 처음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내며 각종 검찰개혁 방안을 제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차관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해 법무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서 윤 총장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 소식을 전해듣고 '징계위에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악수인 것 같은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인데요"라고 답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또 차관 임명 직전까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의 핵심인물인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변호인을 맡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징계위는 기피신청 뿐 아니라 윤 총장 측이 제기한 절차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심의 개시 이전 절차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기일지정 등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변호인 주장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징계위에서 "법무부 장관은 심의에 관여할 수 없고 장관이 기일지정 등 절차를 진행한 것은 절차 위반이므로 징계청구를 취소하거나 위원장 직무대리가 다시 기일지정 등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징계위는 아울러 "특별변호인은 심의 전 과정 녹음을 요청했으나 증인의 증언 시에만 녹음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속기사에 의한 전 과정 녹취는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징계위는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각 결정 이후 이어지는 회의에서는 윤 총장 측의 증인신문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고 6가지 징계 청구 사유와 관련한 윤 총장 측 입장을 확인하는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으로 이날 징계위에 참석한 이완규·이석웅·손경식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 징계청구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징계청구 사유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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