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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가면 백약이 무효"... 유통업체, 첫 '전면 셧다운' 공포에 위기감 고조

기사등록 : 2020-12-1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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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2.5단계 시행 이후 매출 ↓...명품 매출도 꺾였다
대형마트, 정부 3단계 격상 결정에 '촉각'...이커머스 반사익 기대감 ↑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백약이 무효하죠. 3단계 격상에 따른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마땅치 않습니다. 오프라인 매출이 90% 달한 만큼 매출 타격도 상당할 겁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자 '전국 점포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의 한숨 섞인 하소연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셧다운 공포가 확산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수도권 중심으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체들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했다. 3단계로 격상되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에 영업중단 조치가 내려지는 만큼 업체들의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는 실적 부진 폭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백화점, 3단계 격상 시 영업중단..."전무후무한 조치...실적 악화 불 보듯"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내려지면 백화점 ·복합쇼핑몰·아웃렛 등 대형 유통시설(종합소매업 300㎡(약 90평))은 집합금지 명령 대상에 포함돼 문을 닫아야 한다.

3단계는 자방자치단체별이 아닌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조치다. 전국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아웃렛 모두 영업 중지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전국 매장 셧다운'이라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어서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운영사인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가 본격화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지난 5일부터 서울 중심으로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이후 백화점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직후 (지난 5~11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줄어 업계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6.1%, 2.3%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지난 주말(이달 12~13일) 매출은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14% 크게 줄었고 신세계백화점은 12.4%, 현대백화점은 8.8% 내려앉았다.

현재 수도권에 시행 중인 2.5단계는 '밤 9시 심야영업' 제한 조치다. 사실상 영업시간이 8시 반까지인 백화점은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컸지만 유동인구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 부진에 시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여행을 못 가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 효과를 톡톡히 봤던 '명품 수요' 감소도 한 몫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11일까지 명품 매출이 23.3% 증가한 반면 지난 주말에는 소폭 역신장했다.

교외형 아웃렛에도 지난 주말 손님이 줄었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교외형 아웃렛 매출은 9.1% 떨어졌다.

이미 매출 감소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조치가 다시 격상되면 실적 부진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4분기 백화점(아웃렛·복합쇼핑몰 포함) 부문 순매출을 기준으로 추산한 1일 손실액을 보면 롯데백화점이 94억원으로 가장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백화점이 57억원, 신세계백화점이 47억원 손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셧다운 기간이 길어질수록 백화점이 입을 손실은 더 커진다. 만약 1주일 동안 셧다운 조치가 유지된다면 10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난 3분기 때 보였던 실적 회복세도 꺾일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들은 매출 손실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계획한 오프라인 매장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라이브 방송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화점의 경우 대체로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 미만을 차지한다. 온라인몰 등 온라인 사업부문 비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2.5단계 시행 이후 10%가량 매출이 떨어졌는데 3단계로 격상되면 현재보다 90%가량 급감한다고 보면 된다"며 "온라인 행사를 늘리고 라이브 방송도 추진 중이지만 3단계로 가면 사실상 효과가 없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 다 날아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3단계 거리두기 격상 시 적용될 집합금지 제외시설 예시.  2020.12.14 nrd8120@newspim.com

◆대형마트, 정부 3단계 격상 발표 '촉각'...이커머스도 주문 폭주 대응책 마련 

대형마트 업계는 정부의 '3단계 격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단계로 상향되면 영업중단이 확실시 되는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대형 유통시설임에도 예외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영업중지 대상은 300㎡(약 90평) 규모의 대형 유통업체 점포다. 대형마트도 명백히 그 대상에 해당된다. 다만 방역당국이 내놓은 가이드라인에는 마트의 경우 '필수 시설'로 분류돼 집합금지 제외 매장으로 돼 있다. 생필품 판매시설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관건은 '마트가 대형마트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냐'이다. 여기서 마트가 식자재 마트와 동네 중소형 마트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이에는 마트가 집합금지 제외 점포로 돼 있지만 대형마트까지 포함하는 개념인지 불명확한 상황이다 보니 영업중단 여부를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일단 정부 가이드라인이 모호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보다는 손소독제 배치, 출입명단 작성 등 매장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자재 마트와 동네 중소형 마트에서 수용 가능한 생활필수품 물량이 한정적인 점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는 예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전자상거래(e-commerce) 업계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 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개별 업체들은 생필품 중심으로 주문이 몰릴 것에 대비해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SSG닷컴의 선물하기 서비스 화면. [사진=SSG닷컴] 2020.12.13 nrd8120@newspim.com

이커머스 업체들은 코로나19 유행 때 특수를 누려 왔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월과 광복절 연휴 직후인 8월 유행 때도 주문 폭주로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2월과 8월 때와 같진 않지만, 지난 주말(이달 12~13일)에도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은 치솟았다. SSG닷컴의 지난 주말 전체 매출은 24.4% 늘었다. 그로서리(식료품) 매출은 50%까지 뛰었다.

롯데온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롯데온 매출은 38% 증가했다. 주로 생필품을 취급하는 롯데마트 온라인몰인 롯데마트몰은 54.3% 매출이 급증했다. 식품 매출이 37.5% 증가하며 매출 신장을 견인했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서 온라인에서 선물 구입하는 수요가 늘어 완구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은 주요 인기 생필품 중심으로 물량을 늘리고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예약 배송일을 최대 4일에서 5일까지 하루 늘려 운영 중이며 하루 최대 13만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쓱배송의 가동률(주문처리 가능건수 대비 주문건수)이 99.6%에 달했다.

롯데온은 연내 롯데마트몰의 배송 차량과 온라인몰 주문 처리 인력을 10%가량 늘릴 계획이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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