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신라젠 사건 취재 과정에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대표의 대리인이라 칭하는 '제보자X'가 갑이었다"며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기자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후배 백모 채널A 기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보자 지모 씨가 검찰과의 연결을 요구했으나 저희는 그럴 권한 자체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7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mironj19@newspim.com |
그는 당시 신라젠 취재에 대해 "수사를 본격화한다고 하니 언론에서 VIK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루 의혹 기사가 상당히 쏟아졌다"며 "유 이사장만 취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여야 상관없이 취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월12일과 13일 권순정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과 한동훈 검사장을 차례로 만나 유 이사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채널A라는 회사가 이렇게 취재를 하고 있다,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한 검사장에게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녹취록을 보시면 알겠지만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정도 했던 분이니 혹시 아는 게 있을지도 몰라 떠본 것"이라며 "관심도 없어 보이고 아는 게 별로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이 전 대표에게 총 5차례 편지를 보낸 것과 지 씨를 만난 것에 대해서도 "기자의 취재를 위한 것"이라며 "제가 이 전 대표를 찾아간다고 해서 만나주지도 않을 거고 한 번 편지를 보내서 심경고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답장이 오지 않을까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지 씨가 계속 '여야 포함 5명에 대한 장부가 있다, 리스트가 있다'며 검찰과의 연결을 요구했는데 저는 그럴 권한 자체도 없었다"며 "지 씨가 갑이고 저희가 을이었다. 협박받은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는 신라젠 의혹 수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신라젠 전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에게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 비위를 제보해달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오후 1시40분부터 이 전 기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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