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엔지니어링이 2년 만에 해외건설수주 1위를 탈환했다. 기본설계(FEED) 등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EPC(설계·조달·공사) 사업까지 따 내는 영업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총 76억341만 달러(약 8조4000억원)를 수주해 해외건설수주액 1위를 차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해외건설수주액은 5억4000만 달러(8위). 올해는 지난해 보다 수주금액이 14배나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8년 69만 달러를 수주해 해외건설수주 1위에 오른 뒤 2년 만에 1위 자리에 다시 올랐다.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현장 전경 [제공=삼성엔지니어링] |
해외수주 1등 공신은 지난 10월 멕시코에서 수주한 37억 달러(4조1000억원) 규모의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다.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는 기본설계(FEED)와 초기업무(Early Work) 금액까지 합치면 39억4000만 달러(4조5000억원)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삼성엔지니어링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주 도스보카스 지역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하루 34만 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총 6개 패키지 중 2번 패키지(디젤 수첨 탈황설비 등 4개 유닛)와 3번 패키지(중질유 촉매분해공정 설비)에 대한 EPC(설계·조달·공사)를 맡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같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프로젝트에서 EPC까지 연계하는 FEED-EPC 연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FEED는 플랜트의 전체적인 틀을 정하는 작업으로, 설계 기술력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9년 이 프로젝트의 FEED를 수주해 수행했으며, 이후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상세설계, 주요기기 발주, 현장 기초공사 등을 선제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발주처의 만족이 이번 2단계 수주로 이어졌다는 게 삼성엔지니어링의 평가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현장 위치도 [제공=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FEED-EPC 연계 전략으로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렸다.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 사라왁 펫켐으로부터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계약'에 대한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했다.
하루 메탄올 5000t을 생산하는 플랜트로, 수주금액은 약 10억7000만 달러(1조1800억원)다. 본계약 체결 전으로 해외건설협회에서 집계한 수주금액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아 실제 수주 금액은 이 보다 더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에서도 2018년초 Pre-FEED(개념설계) 수주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해 지난해 4월 FEED를 수주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기자재 발주와 초기공사업무 등 초기업무를 수행해왔고, 이번에 EPC까지 수주하면서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삼성은 올해 말레이시아 쉘(Shell) OGP(Onshore Gas Plant for Rosmari Marjoram) 프로젝트 FEED 업무를 수주하는 등 지속적으로 FEED-EPC 연계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FEED 수행을 통해 견고히 쌓아온 발주처 신뢰와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EPC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며 "앞으로 선행단계 수주전략을 통해 양질의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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