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국회 본청 앞에서 14일째 농성을 이어가던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씨가 단식을 풀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여태까지 여당이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이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에는 거대여당 의석수로 밀어붙였으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오전 국회 본청 의사당 앞 농성장을 찾아 김미숙 씨를 포함한 산업재해 유족들에게 단식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야당도 사실상 심의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로 악조건이긴 하다"며 "최대한 야당도 설득하고 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단식을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미숙 씨는 "논의되고 무산된 것이 많아 본회의 통과될 때까지 있겠다"며 "제대로 중대재해법 골격을 만들어 사람을 살리는 법을 만들어달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故)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0.12.24 leehs@newspim.com |
그러면서 "법사위 일정을 정하고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와야지, 이렇게 단식을 중단하라하면 동의할 수 없다"며 "여태껏 여당이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이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하는가. 야당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여당이 그냥 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영진 원내수석은 "절차를 통해 주신 말씀대로 잘 하도록 진행하겠다"라며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도 14일차 되셨으니 건강도 생각하셔야 하니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단식을) 상의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농성장 방문을 마치고 김태년 원내대표와 따로 만난 뒤 "최대한 국민의힘에 연락해 본회의 일정을 협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민주당도 비판 여론에 부담이 있고, 내용적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급적 논의도 하고 같이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어 "정의당도 그렇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국민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상징적 법안이니 여야 구분 없이 함께 처리하는 것이 진정한 국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계에서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일명 '김용균법'보다 강한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김미숙 씨는 지난 8월 산재 발생시 원청 최고경영자에게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법 청원을 한 바 있다. 중대재해법 법안 심사가 늦어지자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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