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그룹을 떠난 솔루스첨단소재(구 두산솔루스)가 LG그룹, 롯데그룹과 손을 잡고 자동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나선다.
솔루스는 LG와 롯데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LG와 롯데는 향후 안정적인 부품 수급은 물론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배당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솔루스첨단소재 유럽법인에 57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솔루스가 동박과 전지박을 생산하는 유럽법인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단행하기로 한 5043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일환이다.
유상증자에는 솔루스가 801억원, 솔루스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3666억원, 그리고 LG화학에서 독립한 LG에너지솔루션이 575억원을 투자한다.
이에 따라 유럽 법인의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기는데, 당초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솔루스의 지분율은 53.72%로 낮아지고 LG에너지솔루션이 6.28%의 지분을 가져간다.
솔루스 측은 "공장 증설 등 해외법인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 유치, 해외법인 운영 효율성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전지박 공장 전경 [제공=솔루스첨단소재] |
솔루스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부품인 전지박과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11월 헝가리 전지박공장에서 첫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을 성공적으로 출하하며 본격적인 전지박 공급을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제조업체의 부품 수급 경쟁은 날로 치솟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량 1만t 규모인 헝가리 생산공장은 이미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와 생산량의 80%에 대한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최근 테슬라와도 부품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거론된 바 있다.
치솟는 수요에 발맞춰 솔루스는 2022년까지 1만5000t 규모의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2025년 7만5000t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는 최근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고, 마그나와 손잡고 전기차 모터 등을 생산하는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설립키로 하는 등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솔루스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LG는 아예 유럽 법인에 지분을 투자하는 식으로 부품 수급 문제를 해결했다.
LG그룹에 앞서 솔루스에 손길을 뻗친 그룹은 롯데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9월 솔루스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 29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솔루스와 연을 맺었다.
특히 롯데알미늄이 솔루스 생산 공장이 위치한 헝가리에 1100억원을 들여 이차전지 양극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에 진출한 롯데그룹이 향후 솔루스를 인수해 헝가리 생산공장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솔루스 측은 "전지박, 동박은 대규모 생산 설비와 고도의 생산기술이 요구돼 신규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은 산업"이라며 "특히 High-end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유럽에서 전지박, 동박을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솔루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지박, 동박은 제품 특성상 자동차로 이동이 가능한 짧은 거리만 운송이 가능할 정도로 제품 수명이 짧다"며 "하지만 전지박 공장의 대다수가 아시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헝가리 생산공장은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라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