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국 조선사들이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고 올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연말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지난해 대비 수주 감소폭을 20% 수준으로 좁혔다. 코로나19 여파로 발주 물량이 급감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 조선사는 총 210억 달러치 물량을 수주했다. 전년 대비 약 21% 줄어든 수치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제공=삼성중공업] |
조선사 별로 한국조선해양은 104억 달러, 삼성중공업 55억 달러, 대우조선해양 52억 달러로, 연초 목표치 대비 각각 84%, 85%, 71%를 달성했다. 발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목표치 대비 60~70%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크게 웃돈 성적이다.
한국조선해양 3사는 현대중공업 45억 달러, 현대삼호중공업 36억 달러, 현대미포조선 23억 달러를 수주했다. 수주 달성률은 각각 84%, 113%, 90%로, 현대삼호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10월까지 100억 달러 수주에 그쳤던 우리 조선업계는 11월부터 110억 달러의 일감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량의 절반 이상을 두 달 만에 채웠다.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연말 집중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모잠비크 가스전에서 생산한 LNG를 운반하기 위해 17척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이달 각각 9척, 8척을 수주했고 수주 금액만 3조4000억원에 달했다.
LNG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1억8600만 달러(약 2050억원)로 선주들이 발주하는 선박 가운데 가장 비싼 선박에 해당한다. LNG 액화기술 등 높은 기술력을 필요해 우리 조선업계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표적인 '효자' 상품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운반선은 총 63척으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1척, 19척, 6척을 수주해 조선3사가 7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총 1조원 규모의 초대형 LNG추진 컨테이너선도 우리 조선사들의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컨테이너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LNG추진 선박으로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경쟁국인 중국이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1년 넘게 지연시키면서 우리 조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막판 수주 스퍼트로 올해 우리 조선사들의 세계 수주 1위 자리도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조선사들은 지난 7월부터 매달 수주 1위를 차지하며 11월까지 1위인 중국과의 격차를 11%p까지 좁혔다. 12월 대형 프로젝트 수주 물량을 더하면 중국을 추월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없는 경기 침체와 물동량 위축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선업 수주는 선방했다"며 "연초에도 우리 조선사 수주가 유력한 컨테이너선, 특수선 발주가 예정돼 있어 수주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