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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파란불'…기업결합심사가 관건

기사등록 : 2021-01-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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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보유한 국민연금 반대에도 69.98% 찬성
발행주식총수 7억주·주식수 3억5000만주로 증가
입법조사처 "주요 국제선 점유율 38.5% 상회할 것" 지적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위한 첫 단계를 통과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총수 확대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3월로 예정된 유상증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함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에 이어 유상증자에도 청신호가 켜지면서 다음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유상증자를 위한 발행주식 총수 확대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상정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2021.01.06 photo@newspim.com

◆ 국민연금 반대에도 출석 주주 69.98% 찬성…3월 중순 유상증자 목표

6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상정해 이를 의결했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억7532만466주 중 55.73%(9772만2790주)가 출석, 이 중 69.98%가 찬성해 안건이 가결됐다.

앞서 국민연금이 이번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주총 통과가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은 8.11%로 크지 않아 전체 주주들의 표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진행하는 대한항공 정관 변경에 대해 주주 권리를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인수 과정에서 실사가 수반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이번 안건이 가결되면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금액인 1조8000억원을 포함한 2조50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유증 참여에 1조5000억원, 영구채 매입에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안건 통과로 아시아나항공의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었다. 기존 보통주(1억7420만주)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1억7360만주를 발행하면 대한항공 주식 수는 3억5000만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직 유상증자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3월 중순에 유상증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에 3월 17일까지 인수 후 통합절차(PMI)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실사와 함께 PMI 제출에 맞춰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에 주주들이 참여율이 높을지는 불확실하지만, 대한항공은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유상증자 주관 증권사들이 인수하는 계약을 맺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유상증자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산업은행에서 조달한 8000억원의 일부를 대한항공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완료한 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 입법조사처, 노선별 독과점 우려 제기…예외 적용 여부도 불확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마지막 관문인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법조사처에서도 사실상 이번 기업결합이 독과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5일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대형항공사(FSC) 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에서 강지원 입법조사관은 대한항공이 제시한 인천공항 여객 슬롯 점유율 38.5%가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강 조사관은 "취항 편수가 많은 인천발 미국, 일본 등 주요 국제선은 슬롯 점유율이 38.5%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각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별로 독과점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경쟁제한 우려가 있더라도 '회생불가회사'라는 예외를 인정받으면 기업결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HDC현대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논의가 '경쟁제한성이 적은 대안'으로 볼지가 쟁점이라고 보고 있다. 대체 매수자가 있을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외에 대안이 있는 셈이어서 예외를 인정받기 어렵게 된다.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도 불확실하다. 우리나라 외에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최소 5개국 이상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점 규제가 까다로운 EU의 심사를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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