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회동이 12일 전격 취소됐다.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또는 양당 통합 여부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조건으로 내걸었던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단일화 논의를 위해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격노 소식에 결국 안 대표가 먼저 회동을 취소했다.
김종인 위원장을 새해인사차 찾아가며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 대표 입장에서 김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향후 회동 일정에 대해 논의하지 않아 최종 무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좌)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우) 2021.01.10 kimsh@newspim.com |
안철수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은 우리 측에서 취소했다. 아마 이후에 안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여러 분들의 출마 결심은 좋다. 야권에 관심이 모이는 것"이라며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국 우리가 누구와 경쟁을 하는 것인가"라며 "여권과 경쟁하는 것이다. 그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여권"이라며 회동 취소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불출마하겠다"며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출마 가능성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의 입당 시한을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17일까지로 정했다.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얘기하면서도 입당과 합당에 대해 애매모호한 반응을 내놓고 있어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후 안 대표는 "단일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완곡히 거절 의사를 밝혔고, 두 사람은 회동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11일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격노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오 전 시장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지 모르겠다. 출마하는 사람이 안 대표가 입당하면 안 나가고 입당하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논리를 펴는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 연동해서 이상한 출마 선언을 한 오 전 시장을 질타하셨다"며 "안 대표를 만나서 입당 권유 등을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오 전 시장은 당의 지도부나 핵심 당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권한이 없다. 그런 이야기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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