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이란과 카타르를 방문하고 14일 귀국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박과 관련해 "선박과 선원에 대한 이란 정부의 조치가 신속히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문에서 조기 석방이라는 결과물을 도출 못했지만, 한·이란 양국은 그 결과를 위한 커다란 걸음을 함께 내디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나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1.1.12 [사진=IRNA 통신 홈페이지 캡처] |
최 차관은 이란 정부 고위당국자와 최고지도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해야 할 말을 엄중히 했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그들의 좌절감을 정중히 경청하기도 했다"며 "이란 측에 우리가 요구할 것들을 확실하게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점에 대해서는 이란 정부가 지금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간 이란의 고위급 방문이 없었고, 그래서 우리의 방문이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국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신행정부가 들어서고 있는 이즈음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미국과 협의와 여러 과정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는 것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금에 관련된 문제는 협상을 통해서라기보다는 서로 간의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을 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다만 "선박과 자금은 연계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상황적으로나 시간상으로 유사한 시기에 발생한 일들이라, 이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두 가지 사안이 긍정적으로 신속히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외교부와 이란 측에 따르면 최 차관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으로 구급차 등 의약품·의료장비 등 인도적 물품을 보내고, 그 금액만큼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예치된 이란 계좌에서 상계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국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의 동결자금과 구급차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란은 구급차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겨냥한 (미국의) 경제 전쟁과 압박(제재)에 맞서 3년간 이 나라를 운영했다"며 "우리는 구급차 몇 대가 필요한 게 아니라 한국에 동결된 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한국 대표단은 돌아가 이란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미국의) 허가를 받아 오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이 동결자금을 해제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법적 조치를 위한 예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한 최 차관은 정부 고위당국자와 최고지도자 등을 만나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고, 양국 간 현안으로 떠오른 국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7조6000억원) 문제를 논의하고 카타르를 거쳐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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