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에 착수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에 대해 경쟁제한을 우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업계 내 기업결합으로 노선별 점유율이 확대되면 시장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경쟁당국이 인정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중장거리 노선 대부분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도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예외조항 적용 가능성과 조건부 승인 여부가 심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심사 의결서를 확인한 결과 공정위는 양사 합병으로 인해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의결서에서 "청주-타이베이 노선 등 일부 항공노선은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기업결합이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양사의 결합으로 경쟁제한성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예외조항을 적용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에 빠져 있고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운 등 회생 불가 상태라는 점이 근거였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적용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심사에서도 공정위가 경쟁 제한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항공교통서비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상당수 중장거리 노선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서남아시아(대한항공 74.5%, 아시아나항공 16.2%) 90.7% ▲북미(대한항공 50.2%, 아시아나항공 23.1%) 73.3% ▲구주(대한항공 35.3%, 아시아나항공 23.5%) 58.8%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하면 집중도가 높은 노선은 더 늘어난다. 대양주 66.8%, 일본 57.3% 등이다. 중국(45.7%), 동남아(42.9%), 동북아(36.6%) 역시 점유율이 높아진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사례처럼 공정위가 경쟁제한성을 인정하더라도 예외 적용을 받으면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예외 적용 가능성이 높지 않아 조건부 승인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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