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번 주(18일~22일) 금융권 최대 화두는 은행들의 신용대출 축소이다. 지난해 연말 주춤했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최근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자 일부 은행들은 한도 조정 등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기며 증시가 활황을 보이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5000만원 낮추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과 협약을 맺은 대기업과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엘리트론 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 Ⅰ·Ⅱ' 등 총 4개 상품의 건별 최고한도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해당 상품의 최고 한도는 1억5000만원~2억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은 아직 신용대출 한도나 우대금리 조정에 나서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선 은행의 신용대출 조이기가 다시 한번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신용대출 증가세를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은행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영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일부 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과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주요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긴급 화상 회의를 열어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 추이와 원인을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은행들에게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신용대출 한도와 우대금리 조정 등에 선제적으로 나서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막혔던 은행권 신용대출이 연초 들어 다소 풀리며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3조6481억원에서 지난 14일 135조5286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10영업일 만에 1조8805억원 증가한 것으로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약속한 월간 대출한도 증가액(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1월부터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1월은 연말 보너스 등의 영향으로 대출을 새로 받는 것보다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유례 없는 활황을 이어가며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빚투'에 나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2일 "신용대출 자금의 특정 자산으로의 쏠림 여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은행권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도 부위원장은 "최근 증가한 고액 신용대출 특히 긴급생활·사업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자금대출에 대해서는 은행권의 특별한 관리강화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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