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남관표 주일본 한국대사의 이임 인사를 사실상 거부해 외교결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대사가 이임할 때 일본 총리와의 면담은 관례로 통용돼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주미일본대사로 부임하는 도미타 코지(富田浩司) 주한일본 대사를 접견하고 한일관계 개선의지를 표명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TBS 방송은 17일 스가 총리가 남관표 대사 이임 전 조정하던 접견이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TBS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등을 고려해 스가 총리와 남 대사의 면담이 보류됐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이임 예정인 도미타 코지 주한일본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2021.1.14 [사진=청와대] |
남 대사는 결국 지난 15일 스가 총리와의 면담 없이 귀국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2019년 4월 당시 이임하는 이수훈 대사를 만났다.
이와 관련 남 대사 후임으로 부임할 예정인 강창일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스가 총리가 남 대사를 접견하지 않은 게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에 "나도 좀 그런 생각이 든다"며 "개인적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왜 인사를 만나서 못 했는지 모르겠다. 문 대통령은 그저께 주미 일본대사로 가는 도미타 고지 대사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언급했다. 우회적으로 스가 총리를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임하는 도미타 대사를 청와대에서 만나 "한일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가야 할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일 양국이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조기에 복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미타 대사가 주미일본대사로 부임한 후에도 한일관계 발전과 한미일 공조를 위해 계속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도미타 대사는 재직 기간에 대한 소회를 언급한 뒤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지난 8일 도미타 대사 후임으로 임명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신임 주한일본대사(현 주이스라엘 대사)는 이달 안에 한국에 부임할 예정이다. 아이보시 대사는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1등서기관(1999)과 참사관(2000)을 거쳐 공사(2006)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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