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통신3사는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연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4분기 실적은 3사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5세대(5G) 이동통신가입자 수가 크게 늘면서 마케팅 비용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전년보다 15.5% 증가한 1조2823억, KT가 전년보다 5.8% 증가한 1조2174억원, LG유플러스가 전년보다 33% 증가한 9163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업은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이후 지난해 4분기 5G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고 인터넷(IP)TV, 커머스 등 이통3사의 비통신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 덕에 수익을 견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난해 사람들의 실외활동이 줄어들면서 휴대폰 유통점 리베이트 비용 및 공시지원금 등을 포함한 마케팅 비용을 아낀 것이 연간 영업이익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및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이통3사가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4분기 성적표가 바로 영향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다음달 첫째주부터 잇따라 발표될 이통3사의 4분기 성적표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4분기 이통3사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SK텔레콤이 2596억원, KT가 1998억원, LG유플러스가 2061억원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통3사는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 대역의 비용상각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함께 늘어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높은 한 자릿 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황형 흑자'로 코로나발(發) 보릿고개를 넘긴 이통3사의 올해 과제는 질적 성장이다.
SK텔레콤은 빅테크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목표로 지난해 말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모빌리티 사업부는 분사해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를 출범시켰고 본업인 통신사업(MNO)는 9개 마케팅 컴퍼니로 쪼개 정체된 무선사업을 집중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현모 KT 대표도 미래 먹거리를 키우기 위해 미래인재육성프로젝트를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 취임 직후 미래인재육성프로젝트를 통해 400여명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분야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고 상용화 과제도 시행했다"며 비통신 신사업 분야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 왔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가장 눈에 띈 성장세를 기록한 LG유플러스도 새해 목표는 조직의 체질 개선에 강조점을 뒀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요구에 충족하는 활동을 최우선으로,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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