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취임 1년 만에 법무부를 떠났다. 지난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추-윤(秋-尹) 갈등도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됐다.
'검찰개혁 불쏘시개'를 자처하며 취임 35일 만에 낙마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는 1년 간 검찰개혁 기치 하에 변화구나 유인구보다는 '직구'만을 고집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 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01.27 dlsgur9757@newspim.com |
그렇다보니 검찰개혁의 대상이자 협력자이기도 한 윤석열 검찰총장과는 1년 내내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불편한 동거를 넘어 '추윤 사태'라는 대명사가 대변하듯 (검찰) 인사부터 수사까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과정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어록도 여럿 남겼다. "윤석열 내 지시 어기고 지휘랍시고…소설을 쓰시네"(추미애 장관),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윤석열 총장)
윤 총장과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추 장관은 재임 1년여 기간동안 6차례의 수사지휘권 발동, 최초 검찰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라는 새 역사도 썼다. 추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사문화되었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 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내내 이어진 추-윤 갈등은 국론분열을 심화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윤 갈등이 심화되면서 현직 검찰총장이 대권 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났고 문 대통령은 추윤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재임 기간 동안 나름 성과도 있었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재인정부의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도 이뤄냈다.
추 장관은 이임사에서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지만,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도도한 물결은 이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이뤄낸 법제도적 개혁을 발판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등 검찰개혁을 완결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남을 검찰개혁의 기틀을 함께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온갖 고초를 겪으며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어주신 박상기, 조국 전 장관의 헌신과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라고도 했다.
장기간 이어진 추윤사태와 함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번진 동부구치소 사태는 추 장관에게 매우 뼈아픈 대목이다.
추 장관은 "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는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우리로서는 수감자 인권 실태와 수감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년 전 취임식에서 추 장관은 "검찰의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1년 후 추 장관은 "우리는 후회해야 할 때 낙심하지 말며, 인내해야 할 때 초조해하지 말며,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으로 이임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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