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6시간 가까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수용자 인권적 측면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50분까지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보고받고 구치소 직원 및 수용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동부구치소는 코로나19 2000명 이상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정시설로 박 장관은 취임식을 미룬채 첫 공식 일정으로 이곳을 택했다.
박 장관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인 수용시설 수용자의 인권적 측면을 살펴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라며 ""교정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어 어떻게 사기진작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날 박 장관은 간부직원, 현장직원, 수용자들과 각각 간담회를 진행했고 각 30분씩 예정된 시간을 넘겨 1시간20여분 이상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 첫날인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1.28 mironj19@newspim.com |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작고하신 외삼촌이 평생 안양교도소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하셨다"며 집안 내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후보자가 된 후 들은 이야기 중, '교정직 공무원들이 바깥에 나가서 여기 근무한다는 말을 못한다. 수용자 뿐 아니라 동부구치소 직원들도 나도 여기서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 가장 가슴아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간부직원들과 현장직원들은 같은 제복 공무원임에도 경찰, 소방, 군인과 달리 국민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소외감, 집단감염 확산시 수용자들의 감정쓰레기통이 되어버린 것 같은 자괴감 등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용자들이 집단적으로 흥분해 침을 뱉고 기물을 파손하여 신체적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방역을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고충도 털어놨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격리수용됐다가 완치된 수용자 6명은 간담회에서 "대량확진 이후 도시락이 지급되면서 급식만큼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게 됐다"며 "코로나로 인해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해 식사에 대한 불만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또한 생사고락을 함께 한 교도관과 수용자간 서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등의 의견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수용자들에게 "여러분들도 우리 사회의 일부이다. 제가 여러분을 찾아와 만난 것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위로했다. 또 교도관들에게는 "공식 지휘계통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현장행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대처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바로 법무행정의 혁신이 시작된다"고 격려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이영희 법무부 교정본부장, 이상갑 법무부 인권국장, 강상묵 법무부 개혁입법추진단부장, 우희경 동부구치소장,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한편 박 장관은 교정시설 방역 점검 이후 중점을 둘 업무로 인사 문제를 꼽았다. 그는 "인사 문제가 중요한 급선무인 것 같다"며 "현황 파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원칙과 기준에 대해 구상을 하고 있다"며 "좀 다듬은 뒤 윤석열 총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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