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법관 탄핵 소추안 가결과 관련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대법원장은 4일 오후 5시 49분쯤 퇴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국회에서 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절차가 이뤄졌다"며 "안타까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반려 관련 녹취록 공개와 함께 불거진 거짓해명 논란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김명수 대법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신임 법관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2020.10.20 photo@newspim.com |
김 대법원장은 "만난 지 9개월이나 가까이 지나 기억이 희미했고, 두 사람 사이 적지않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며 "이유야 어쨌든 임성근 부장판사님과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만 그는 '사법부 수장이 정치권의 눈치를 봤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전날(3일) 조선일보는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5월 건강상 이유로 사표를 내기 위해 김 대법원장을 찾아갔지만 김 대법원장이 국회에서 법관 탄핵 논의를 언급하며 사표 수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후 대법원은 이를 전면 부인했으나, 이날 오전 임 부장판사 측이 당시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사표를 수리했다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며 "탄핵이라는 제도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데 정치적인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한다.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시켰다. 임 부장판사는 가결 직후 "사전 조사절차도 생략한 채 탄핵 소추를 의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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