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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조 "청와대, 윤석헌 감찰해야"...연임 포기 요구

기사등록 : 2021-03-1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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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청와대 특별감찰 및 해임 요구' 기자회견
연임 포기 및 인사취소시 중단…형사고발까지 염두
"윤 원장이 'A씨의 라임펀드 착오취소' 아이디어로 승진 말해"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윤석헌 원장에 대한 특별감찰을 요구했다. 내규를 위반해 채용비리 연루 직원을 승진시켰고 이들에 손해배상 구상권도 청구하지 않은 점이 직무유기라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노조가 원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노조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청와대에 윤 원장에 대한 특별감찰 청구서를 접수했다. 노조는 "윤 원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청와대 공직기강감찰실의 특별감찰을 청구하고 윤 원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한다"며 "금융회사의 불법행위를 제재하는 기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윤 원장의 비위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조롱대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감원 노조가 15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윤석헌 원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및 윤 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미리 기자] 2021.03.15 milpark@newspim.com

노조는 채용비리 연루 직원 A씨의 승진이 내규를 위반해 이뤄졌다는 새로운 주장을 폈다. 노조에 따르면 금감원 인사관리규정에는 '징계를 받은 직원에 대해 일정기간 징계기록을 유지하고 징계기록이 말소된 후에는 징계처분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A씨는 2018년 12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아 2023년 12월까지 징계기록이 유지되는데 해당 시점이 오기 전 승진을 실시, 내규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윤 원장이 'A씨가 라임펀드 착오취소' 아이디어를 낸 공이 있어 승진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그렇게 따지면 금감원 내 공 세운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채용비리 연루 직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채용비리 피해자 3명이 손해배상 청구소소을 제기해 금감원이 총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며 "하지만 금감원은 '피해자 중 일부(3명)만 손해배상금을 청구해 손해배상 금액이 유동적'이라는 이유로 채용비리 연루 직원에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무국 직원들이 업무 과다로 지방세를 늦게 내 가산세 1000만원이 발생한 때는 감사까지 진행해 구상권을 청구하고선, 이렇게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구상권을 하지 않고 있다"며 "봐주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금감원 노조는 윤 원장에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연임 포기 선언과 A씨에 대한 인사 취소 혹은 퇴임이다. 오 위원장은 "윤 원장이 A씨에 대한 승진 인사를 취소하고 전 직원에 사과하며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 윤 원장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한 달간 윤 원장에 요구해온 사항이다. 그러나 윤 원장은 이달초 노조와의 면담에서 연임 포기와 관련 '인사는 인사권자의 영역'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날 자리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윤 원장이 두 가지 선택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도 못박았다. 오 위원장은 "윤 원장이 (연임 포기 선언 및 A씨에 대한 인사 취소) 이를 하지 않는다면 해임을 지속 요구할 것이고 또 (구상권 청구에 나서지 않은 것은 배임인 만큼) 형사고발까지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서는 노조가 지적한 내규 위반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인사규정 상 정직에 따른 승급·승호 불이익은 '정직기간+1년간' 내려져 그 기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또 노조가 말하는 징계기록 5년(2023년 12월까지 유지)도 징계기록 자체를 말소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근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금감원 노사 갈등은 지난달 19일 인사에서 채용비리 연루 직원들이 승진한 후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 윤 원장에 책임을 묻는 입장을 낸 후 25일 금감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윤 원장의 학자시절 사외이사 활동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달 3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윤 원장에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8일 윤 원장과 면담 후 비판하는 내용의 소식지를 또 한번 내는 등 투쟁 수위가 나날이 세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원장이 오 위원장과 면담하고(이달 5일) 올해 금감원 인사를 담당한 인사위원회 위원인 부원장들이 호소문을 올리는(11일) 등 경영진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김근익 수석부원장과 최성일·김도인·김은경 부원장은 호소문을 통해 "직원들이 그간 느껴왔던 좌절감과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이해하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금감원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건설적인 장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금감원 직원들의 반발은 좀처럼 잠재워지지 않은 모습이다. 노조는 윤 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5월7일까지 그에게 연임 포기 선언, 퇴임 등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윤 원장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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