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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박원곤 "한국, 미‧중 양자택일 순간 왔다…'쿼드' 동참하게 될 것"

기사등록 : 2021-03-1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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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국방장관 방한…대중국 안보협의체 쿼드 동참 압박할 듯
박원곤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시기 다 했다"

[편집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지난 12일 '쿼드(Quad)' 정상회의와 15~19일 토니 블링컨 국무·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한국·일본과의 '2+2 회담'을 계기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여주는 대외정책 첫 행보의 메시지 핵심은 중국 견제와 동맹 강화로 압축됩니다. 뉴스핌은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 앞서 바이든 시대의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동북아 정세를 진단합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7일 한미 국방장관회담,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데 이어 18일에는 한미 외교‧국방장관이 모두 참석하는 '2+2 회담'이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은 대 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가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쿼드 플러스'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해 한국이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쿼드 정상들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동시에 "쿼드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 "우리는 이런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하고 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일본, 인도, 호주 정상과의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1.03.13 kckim100@newspim.com

이는 대 중국 견제에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을 '쿼드 플러스'의 형태로 포함시켜 쿼드의 외연을 확장하고 대 중국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쿼드 플러스 개념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아직 바이든 행정부가 명시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미국이 동북아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블링컨 장관 방한에서 쿼드 플러스에 관한 자료를 한국 외교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 국방장관회담은 물론 2+2 회담에서도 쿼드 문제는 반드시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왼쪽 두번째)이 지난 17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도착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동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시작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18일 까지 1박2일 일정을 이어간다. 2020.03.17 photo@newspim.com

◆ 한국, 쿼드 회담 의제에 넣고 싶지 않아 하지만…"美, 중국 만나기 전 한국 입장 확실히 하길 바랄 것"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까.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출석해 쿼드 관련 질문을 받자 "쿼드는 이번에 미국 국무‧국방장관 회담 및 2+2 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한국 정부로서는 쿼드가 공식 의제로 포함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한국으로서는 중국 견제 목적이 뚜렷한 쿼드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미국이 쿼드의 중요성을 연거푸 강조하는데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때문에 한국 정부가 쿼드 관련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반응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대해 전문가는 한국이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힘든 국면에 왔다며, 미국의 요구대로 쿼드 플러스에 참여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열린 쿼드 정상회의 성명에 언급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항행의 자유, 민주주의의 가치, 인권의 중요성, 기술패권 방지 등의 내용을 보면 중국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 하나하나의 개념이 모두 중국을 겨냥한 것인데, 이런 개념들을 이번 2+2 회담 발표문에 넣는 형식으로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동참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에서 열린 미일 2+2 회담 공동발표문에는 중국이 명시적으로 언급됐다. 중국을 무려 네 차례나 언급했고,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해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일본과의 발표문으로 인해 우리 정부는 압박을 많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공동 발표문에는 '어느 정도 순화를 하느냐'의 문제지, 미일 간 합의를 했던 (대중국 견제) 원칙들이 나열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알래스카 앵커리지로 향해 18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다.

미국 입장으로서는,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확실한 대중국 견제 입장을 위한 공조 분위기를 형성하고 가야 중국과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한국에서 대중국 견제 관련 의견이 약하게 나오게 되면 블링컨 장관 등이 미국 국내, 특히 공화당에서 문제제기를 당하고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중국 인사들을 만나서도 반격을 당할 수 있다"며 "(미국의) 쿼드 관련 요청 강도는 꽤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양자택일의 순간에 와 있다. 한국이 비용을 감당해야 할 순간이 왔다"며 "이쪽저쪽 모두 손해를 안 보겠다는 '전략적 모호성'은 이미 시기를 다 했다. 이번 2+2회담에서 쿼드 플러스 합류에 대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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