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인 63조원이 몰렸고 상장 첫 날에는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을 달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예견된 일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 백신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위탁생산(CMO), 노바백스 백신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 1월 국내 도입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얀센 백신의 유통업체로 선정되며 코로나19 백신 관련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러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과에는 모회사인 SK케미칼에서부터 백신 업무를 담당해온 안재용 대표의 공이 컸다. 안 대표는 18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상장 기념식에서 "10년 뒤 SK바이오사이언스를 100조 가치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
◆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자체 개발로 존재감 부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기 전 초미의 관심사는 유통 업체의 선정이었다.
코로나19 백신 유통에는 초저온 유통체계인 콜드체인이 필요하고 백신마다 온도 유지 및 확인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 SK바이오사이언스를 화이자와 얀센 백신 유통관리체계 구축 및 운영 업체로 선정했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CMO)하고 있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화이자와 얀센 백신까지 유통을 맡게 된 것이다.
실제로 3월 현재 국내에서 예방접종 중인 백신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담당하고 있다.
3월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이 결정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이다. 이들 5개 백신 중 4종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관계가 있는 셈이다.
안 대표는 위탁생산(CMO),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자신하고 있다. 현재 아스타라제네카와 노바백스 위탁 생산을 하는 안동 공장 L하우스는 가동률이 100%다.
여기에 코로나19의 항체 지속기간이 길지 않아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아시아에서 다른 CMO경쟁사가 마땅치 않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의 자체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안재용 대표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백신이 국내에 도입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집단면역 형성은 올해 말에서 내년이 돼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안 대표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게임 클로저(Game Closer) 역할을 맡겠다는 각오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20년 5월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지원금 44억원을 지원받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곳이 SK바이오사이언스이며 그러한 성과를 낸 사람이 안 대표인 것이다.
안 대표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방식이 아닌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 중"이라며 "전문가들은 합성항원 방식 백신이 유효성, 안전성, 경제성, 유통의 편리성에서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자체 개발 백신이 세계감염병연합(CEPI)의 웨이브2 백신으로 선정된 것도 그 이유로 게임 클로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18 mironj19@newspim.com |
◆ 프리미엄 백신개발에 바이오의약품까지 사업 확장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쟁력은 코로나19 백신뿐만이 아니다. 안 대표는 프리미엄 백신 개발과 함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백신은 일반 백신보다 가격이 비싸고 시장 규모도 더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로타 바이러스 백신, 폐렴구균 백신, 장티푸스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특히 사노피와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안 대표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이 상용화되면 Best in Class(계열 내 최고) 의약품으로 시장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이미 자체 개발에 성공한 세계 최초로 4가(4종류 바이러스 예방)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와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가 국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주력 사업인 백신 부문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안 대표는 "백신 사업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연평균 8.3% 성장률이 예측됐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 프리미엄 백신 수요 증가, 개도국의 백신 확보 수요 확대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부터 생산까지 가능한 인프라가 있어 백신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은 오히려 우리의 경쟁력이 된다"며 "CMO, CDMO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의 성장가능성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바이오의약품 산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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