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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中 지리차와 합작사 설립 어떻게 됐나

기사등록 : 2021-03-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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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차-LG엔솔, 2019년 합작사 설립발표 이후 진척 無
LG엔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계류중"
지리차, 中 CATL‧파라시스 및 SK와 협력 강화 움직임
지리차 자회사 볼보와의 美 배터리 계약 추진도 '안갯속'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은 요즘 골치가 아프다. 연초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소송에서 승리하며 올해를 나쁘지 않게 출발했지만 최근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독립' 선언으로 충격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중국 1위 완성차인 지리자동차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지지부진해 관련업계의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무산될 가능성도 모락모락 피어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이래저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은 2019년 중국 지리차와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후 별다른 진전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들어 지리차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파라시스와 합작법인 및 공장 설립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무산 가능성은 업계의 뒷말을 낳고 있다. 

◆ 지리차-LG엔솔, 배터리 합작법인 2021년 완료 목표...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지리차는 지난 2019년 6월 각각 1034억원을 출자해 지분 50 대 50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그해 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해 2021년 말 생산능력 10GWh을 확보, 2022년부터 지리차와 자회사의 중국 출시 전기차에 이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김종현 LG화학 사장(오른쪽)과 펑칭펑 지리자동차 부총재(왼쪽)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LG화학]

하지만 2년 가까이 흐른 현재 시점까지 배터리 공장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같은 해 4월 지리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한 중국 배터리 회사인 CATL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리차와 CATL은 지난해 8월 중국 쓰촨성 이빈시에 80억 위안(1조336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지리차와 중국내 또 다른 배터리 업체 간의 추가 합작법인 설립, 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됐다. 지리차는 지난해 12월 파라시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지난 15일에는 중국 장시성 간저우시에 300억 위안(5조22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 42GWh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알렸다. 이 공장을 함께 운영할 파트너사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파라시스가 유력하게 언급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공격적인 배터리 증설에 나서기 위해 여러 배터리업체와 합작회사를 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배터리 업계 선도업체이자 구체적 계획을 세운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공장 설립만 미뤄지는 건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SK㈜와 지리자동차그룹은 18일 '뉴모빌리티 펀드(New Mobility Fund)' 조성을 마무리하는 온라인 기념식을 개최했다. SK㈜ 장동현 사장(오른쪽)과 지리자동차그룹 다니엘 리(Daniel Li∙李东辉, 왼쪽) CEO는 양사가 모빌리티 사업에서 다각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협의했다.<사진=SK 제공> 2021.03.18 sunup@newspim.com

LG에너지솔루션에게 최근 지리차와 SK 간 협력 강화 소식도 불편함을 더한다.

지리차와 SK는 3억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뉴모빌리티 펀드를 조성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자동차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연결(Connected), 자율(Autonomous), 공유(Shared), 전동화(Electric) 영역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또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 추진을 합의했는데 수소연료, 반도체,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배터리 및 관련 소재도 포함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코로나19 등 여러 주변 상황으로 지리차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진행되지 못한 것일 뿐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양사 간 합작회사 논의가) 계류(펜딩)된 상태"라고 했다.

◆ 지리차 자회사 볼보, 2022년 출시 예정 전기차 배터리 공급 어떻게?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련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볼보자동차와 지난 2019년 맺은 배터리 공급계약 건의 추진 여부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볼보는 지리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여서다. 볼보와 지리차는 지난 2017년 지분 50대 50으로 전기차 전문 자회사인 '폴스타'를 출시하기도 했다.

2019년 지리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간에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할때 LG에너지솔루션이 볼보와 2010년부터 사업 파트너 관계를 이어왔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업계의 해석도 있었다. 이를 뒤집어 이번에도 볼보와 지리차 양측 사업 추진이 상호 연관이 있을 것이란 추론이 나온다.

이달 초 볼보자동차가 공개한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 [사진=볼보]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5월 중국 CATL과 함께 볼보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2022년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재 볼보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약 10조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모두 미국내 해당 물량 공급을 위한 공장을 건설하지 않았다. CATL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영향으로 공장 건설에 차질이 빚어진 탓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움셀즈과 미시간 공장 등 총 2곳을 보유하고 있다. 얼티움셀즈는 GM 단독 물량이고 미시간 공장을 증설하거나 볼보 공장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인근에 신설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최근까지는 관련 내용은 알려진 게 없다.

이런 가운데 볼보가 올해 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자사 완성차 공장 인근에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자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2022년 말 출시되는 차세대 볼보 XC90의 순수 전기차용으로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CATL과 계약했던 물량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 2곳 이상을 건설하겠다는 발표에 볼보 납품 공장이 포함될 수도 있다"면서 "2022년 말을 목표로 하려면 최소한 상반기에는 착공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볼보 전기차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유럽과 미국, 중국, 한국 공장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일련의 관측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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