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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단일화'에 미소짓는 재건축시장…압구정 신현대, 하루새 3억 뛰었다

기사등록 : 2021-03-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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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되면 일주일 내 규제 푼다"…압구정 현대1차 '63억'
여의도 재건축시계 돌아가나…교통영향평가 3년여 만에 재추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 거둬들였어요. 다음달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나온 다음에 팔지를 결정하시겠다네요."(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 재건축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고 사업성도 높아질 게 불보듯 뻔해요. 게다가 한강변 아파트 35층 규제가 사라지니 한강변 아파트들은 직접 수혜를 받겠죠."(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서울 재건축시장이 '반색'하고 있다. 오 후보가 주택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혀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3.23 leehs@newspim.com

◆ 오세훈 "시장 되면 일주일 내 규제 푼다"…압구정 현대1차 '63억'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후보의 단일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줄지어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현대 9·11·12차) 113동 전용 182㎡(4층) 매도호가는 지난 22일 하루새 62억원으로 3억원 급등했다. 지난 1월 16일 같은 면적 10층이 57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2개월 새 4억5000만원 더 오른 것.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는 지난 1982년 지어져 올해로 40년차를 맞는다.

오 후보는 지난달 9일 '신규 주택 36만가구 공급' 공약을 발표하면서 "공급의 핵심 주체는 민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일주일 내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구 대치동, 광진구 자양동 등의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재개발하게 해주면 5만~8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또한 그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재가동을 시사했다. 주거지역에 대한 '7층 고도제한'을 폐지하고 용적률 상향을 추진하며,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를 전면 재정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오 후보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10층)는 지난 15일 63억원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단지는 1976년 지어진 46년차 아파트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조합설립에 속도를 내면서 몸값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조합원 2년 실거주'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면 '2년 실거주' 의무를 피할 수 있어서다.

한양3차 35동 전용 116㎡(저층) 매도호가는 지난 22일 30억원으로 2억원 뛰었다. 단지는 지난 1978년 지어진 44년차 아파트다. 같은 면적 10층은 작년 12월 20일 29억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로 41년차인 한양7차 전용 106㎡(4층)도 지난 2월 10일 27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압구정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 후보가 당선되면 재건축 진행이 훨씬 수월해지고 사업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게다가 한강변 아파트 35층 규제가 사라지니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들은 직접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2.25 sungsoo@newspim.com

◆ 여의도 재건축시계 돌아가나…교통영향평가 3년여 만에 재추진

영등포구 여의도동 재건축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3동 전용 95㎡(중층)는 단일화 소식이 전해진 23일 하루새 매도호가가 18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뛰었다.

지난 1월 27일에는 같은 면적 7층 아파트가 17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약 2개월 만에 1억5000원 오른 것이다. 대교아파트는 지난 1975년 9월 지어진 47년차 아파트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공작 ▲광장 ▲대교 ▲목화 ▲미성 ▲삼부 ▲삼익 ▲서울 ▲수정 ▲시범 ▲은하 ▲장미 ▲진주 ▲초원 ▲한양 ▲화랑의 16개 아파트가 정밀 안전진단에서 D등급 이하를 받아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다음달 7일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약 2주 앞두고 여의도 재건축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여의도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관련 교통영향평가 용역'을 공고했다.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용역이다.

지구단위계획은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정비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전 마련하는 상위 계획이다. 토지를 보다 합리적으로 이용하고 해당 지역을 체계적·계획적으로 관리하는 게 목적이다. 

이번에 진행하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교통영향평가 용역은 지난 2018년 박원순 고(故) 서울시장이 '여의도 재건축 불가'를 결정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진행되는 것이다. 용역의 과업 기간은 오는 12월 31일까지다. 

당초 여의도 재건축은 반포·서초·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으로 함께 추진됐다. 하지만 여의도 집값이 폭등하자 박 전 시장이 지난 2018년 8월 긴급 기자설명회에서 "여의도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고 사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하지만 오 후보의 단일화 소식에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집주인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재건축사업 인허가권의 상당수를 서울시장 등 지자체장이 갖고 있어서 관련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여의도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 거둬들였다"며 "다음달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나온 다음에 팔지를 결정하는 쪽으로 다들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 217동 전용 65㎡(11층)은 지난 23일 하루 만에 16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지난 2월 9일 기록한 신고가 16억원(4층)을 가볍게 뛰어넘는 가격이다.

다만 목동 재건축시장은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대부분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미지수여서 앞으로 재건축사업의 갈길이 멀기 때문으로 보인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의 경우 6단지가 유일하게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5·7·11·13단지는 D등급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고 2차 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단지들도 1차 안전진단을 진행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목동 P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선거가 끝나봐야 알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는 않고 있다"며 "아직 뚜렷한 매수세는 붙지 않았고 다들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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