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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이슈] 軍, 북한 미사일 대응 논란…"탄도미사일 판단 왜 늦어지나"

기사등록 : 2021-03-2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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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한국보다 빨리 '탄도미사일' 발표·"유엔 안보리 위반" 규탄
軍, 25일 오후까지 탄도미사일 판단 유보하고 특별한 입장 안 밝혀
軍 "일본 발표 부정확, 한국은 정확히 발표하려 좀 늦는 것" 반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25일 오전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가운데, 군 당국의 대응을 놓고 일각에서 '부적절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 외신으로부터 "북한의 발사체는 탄도미사일"이라는 발표가 이미 나왔는데도 우리 군은 끝내 판단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5분경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북한, 동해상으로 미상발사체 발사"라고 짧게 밝혔다. 북한이 쏜 것이 무엇인지, 어디서 쐈는지, 몇 발 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하나도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장면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보다 약 16분 빠른 오전 7시 9분 "북한이 쏜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전파했다. 로이터통신이 이 소식을 받아 우리 군 당국 발표보다 앞서 보도했다. 즉, 일본은 발표도 한국보다 빨리 했을 뿐만 아니라 발사체 정보도 더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합참이 북한의 '미상 발사체' 발사 사실을 최초로 밝힌 7시 25분, 북한은 한 발을 더 쐈다. 종합하면 북한은 이날 7시 6분경, 그리고 7시 25분경, 총 2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오전 8시경 총리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해 이 문제를 논의했고, 9시 조금 전 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공식 규탄 입장을 밝혔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gong@newspim.com

반면 한국은 오전 9시에야 NSC가 열렸다. 그것도 일본은 총리가 직접 NSC를 주재한 데 반해 우리 측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했다. 개최 시각도 일본은 북한 미사일 발사 30여분 후, 한국은 1시간 30여분 후로 1시간이나 차이가 났다.

군은 북한의 최초 발사가 있은 지 4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18분에야 출입기자 대상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것과 사거리(450km), 고도(약 60km), 발사 장소(함경남도 함주 일대) 등을 밝혔다. 그러나 이때도 순항미사일인지, 탄도미사일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인지, 순항미사일인지 여부는 발사체 관련 정보 중 가장 중요한 정보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아무리 사거리가 짧아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명백한 규탄 대상이다.

군은 이날 오후까지도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것을 유보하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추가 발사에 대비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을 뿐이다.

군 관계자가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기자들과 만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언급을 처음으로 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때도 명확하게 규정을 한 것이 아니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북한은 지난 2019년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軍, 北 발사체 탄도미사일 아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 않는 듯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의 발표는 부정확하다"며 "한국의 발표가 더 정확하다. 한국은 정확하게 발표하기 위해 조금 늦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은 최초 발표 시 미사일의 사거리가 420~430km이라고 했고, 발사 장소도 함경남도 선덕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장소는 선덕이 아니라 '함주'이며, 사거리도 450km"이라고 지적했다. 발사 시간도 일본은 오전 7시 4분과 23분, 한국은 7시 6분과 25분으로 다소 차이가 있는데, 일본보다 한국의 발표가 더 정확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탄도미사일이 아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물론 군에서도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지만, 만에 하나 북한이 방사포 등으로 다른 발표를 할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통상 발사 다음 날 오전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를 통해 발사 사진 등을 공개한다.

군 관계자는 "방사포 가운데서도 탄도미사일급 사거리와 비행 특성을 자랑하는 것들이 있기에 군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군 관계자는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더 신속히 발표하고, 강력하게 규탄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고, 우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발표하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북한의 위협, 북중러 협력에 대비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국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대응하는 방향이 다소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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