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합동감찰 카드로 검찰의 직접 수사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선 대검찰청의 구속 수사 원칙을 옹호하는 등 검찰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31일 오전 8시50분 경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구속 수사 원칙을 골자로 한 대검의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며 "검찰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3.30 yooksa@newspim.com |
박 장관은 대검 부동산 투기 관련 지침과 관련해 '인권 옹호기관으로써 불구속 수사를 추구한다던 (법무부) 기조와 배치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는 불구속 수사 원칙을 얘기할 수 있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며 "특수한 분야에 국민적 공분, 특별법적 관계가 있어 배치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을 결코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전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검찰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합수본(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을 중심으로 한 경찰의 수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내로 들어올지도 모르고, 향후 송치 이후 검찰이 나머지 수사를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범죄 수익 환수나 공소 유지 등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검찰이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수사 범위 제한으로 검찰 수사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까지는 대체로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공무원 혹은 준공무원의 직무상의 범죄, 공직 부패가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런 개연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검찰 구성원 스스로가 주어진 여건과 환경 속에서 명운을 걸고 부동산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줬으면 싶다"며 "일부 자조적인 반응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정사회 반부패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사범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500명 이상의 검사, 수사관도 투입할 것"이라며 "검찰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대검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총력 대응 방안'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특히 대검은 업무상 비밀을 이용하거나 개발 정보를 누설하는 등 공직자 지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범행을 중대한 부패 범죄로 간주하고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범행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고, 적극적인 양형 부당 항소를 통해 엄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무관용 원칙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치던 정부가 국민 여론과 LH 수사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검찰개혁 차원의 검·경 수사권 조정 기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정부가 뒤늦게 검찰 역할에 힘을 실어주려고 하더라도 당초 제한한 수사 범위로 인해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은 올해 시행된 수사권 조정으로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 6대 범죄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할 수 있다.
한편 박 장관은 차기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전광석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전체적인 총장 임명 절차를 전광석화처럼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추천위를 전광석화처럼 하겠다는 문맥"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검찰총장 임명 제청,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 등 전체적인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천위 첫 회의는 4·7 재·보궐선거 이후에 열리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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