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후보직 사퇴를 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배제할 수 없다"는 으름장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박 후보가 사퇴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가 중대결심을 한다고 한다. 오세훈 후보가 사퇴 안하면, 아마 자신이 사퇴할 모양인가 보다"라며 "꼼수도 저런 꼼수가 없다. 박 후보를 사퇴호소인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4.02 photo@newspim.com |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전날 긴급성명서를 통해 내곡동 땅 관련, "거짓말과 말 바꾸기가 이제 막을 내릴 때가 됐다"며 오 후보를 향해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성명서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전략 차원에서 네거티브를 벌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이 분명 드러난 만큼 본인이 공언한대로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중대한 결심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씀도 분명히 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중대한 결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두고 보십시오"라고 즉답을 피했다.
서 의원은 이를 두고 "자신들의 무능과 부패, 뻔뻔함을 감추기 위해 갑자기 대국민사과도 해 보고, 부동산정책도 바꾸는 척 하지만, 양치기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바닥이다보니 격차는 더 벌어지고, 정상적 방법으로는 안 되니까 저런 비열한 꼼수를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일단 '중대결심이 뭐지?'라고 여론의 집중도를 높여서 오세훈의 내곡동 문제로 지지율을 뒤집으면 좋고, 아니면 이왕 질 거, 사퇴해서 국민의 정권심판을 모면하려는 꼼수"라며 "1000만 서울시민을 너무나 우습게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제3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03 mironj19@newspim.com |
국민의힘 선거 전략을 만들고 있는 김근식 비전전략실장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중대결심이니 오 후보가 할 건 아닐 거고, 설마 박 후보의 전격 사퇴? 도대체 무엇으로 중대결심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이어 "박 후보의 감정적 업다운이 워낙 유별나시니, 갑자기 이번선거 책임론 인정하고 어차피 질 선거, 후보사퇴로 깔끔하게 '중대결심' 하려는 걸까"라며 "그러나 그건 우리 당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부동산 내로남불이자 '가짜 거지 甲'인 박주민 의원에게 주문한 대로, 강력한 경고에 대한 박 의원의 '합당한 의견표명', 즉 의원직 사퇴 정도가 지금 우리 국민이 보고 싶은 중대 결심"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너 사퇴 안 하면 나 사퇴한다는 얘기다. 어차피 대패하여 망신 당하기보다는 바둑판 자체를 엎어버리겠다는 얘기"라며 "생각보다 표차가 크게 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사퇴했다가는 욕만 바가지로 먹을 것이다. 온갖 짓을 다 해놓고 심판마저 피해가겠다는 얘기니까"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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