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최근 서학개미의 외국 주식 투자 열기가 다소 누그러들고 있다.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개인투자자의 외화증권 거래 규모(매수·매도 결제액 총합)는 419억7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497억2900만달러)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매수와 매도 규모 모두 전달 대비 줄었다.
외화증권 거래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로 약 6개월 만이다. 외화주식 거래 규모는 최근 6개월 기준 △2020년 10월 144억2000만달러 △11월 207억2800만달러 △12월 302억4400만달러 △2021년 1월 368억달러 △2월 497억2900만달러 △3월 419억7700만달러다.
증권업계서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서학개미의 투자 지갑이 닫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서학개미의 대표적인 관심주인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주가가 900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천슬라'를 넘봤으나 최근엔 다시 600달러대로 주저 앉았다.
가상화폐 시장으로 투자 열기가 옮겨갔다는 해석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돈 복사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니 국내 투자자의 자금이 자연스레 증시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향후 서학개미 포섭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학개미가 내는 수수료가 증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증권사 57곳은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수수료으로 총 5475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1637억원) 대비 234.4% 급증한 규모로 사상 최고치였다.
마케팅 양상도 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바뀔 것이란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수수료 인하 같은 소극적 마케팅이 아닌 투자금 지원 같은 적극적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지난달 서학개미에 최대 100달러 규모의 현금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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