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학의 사건'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다는 이른바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과 관련해 "피의사실공표로 볼 만한 보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어 묵과하기 어렵다"며 "후속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6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간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4.06 yooksa@newspim.com |
박 장관은 "오늘 특정 언론에 특정 사건과 관련해 피의사실공표라 볼 만한 보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 상황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고,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김학의 사건 관련 보도를 말하는 것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간밤에 이런 보도와 관련해 대검찰청이 보도 경위를 알고 있었는지, 서울중앙지검이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이 부분에 대해 물어보려고 한다"며 "장관으로서 지휘감독권에 기초해 소정의 절차에 따라 보도 경위를 알고 있었는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후속조치를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찰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조직문화이고,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어떤 조치에 예외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간 일관되게 취한 입장이 있는데 절차의 문제다"며 "수사의 목적을 위해 의도적인 어떤 유출이나 피의사실공표가 있다면 그 수사 결과는 정당성이 훼손될 것이고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장관은 '피의사실공표가 4·7 재·보궐 선거와 연관이 있다고 보느냐'란 질문에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저를 포함해 법무부 간부들 모두 내일 치러지는 보궐선거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일선에서 그렇게 한다면 의심받기 충분하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근거나 증거를 갖고 드리는 말씀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선거가 내일 치러지는데 일선 검찰에서 직접 수사를 진행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내밀한 특정 사건 내용들이 버젓이 보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누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누가 검찰을 진정으로 걱정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건은) 묵과하기 어렵다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의사실공표 - 내용, 형식, 시점 등등'이라는 짧은 글을 게시했다.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던 검찰의 수사 문화가 이번 '김학의 사건' 관련 보도에도 반영된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선 지난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에 대한 과거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재조사와 관련해 당시 정권 실세 연루설로 번졌던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청와대가 기획 사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이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 버닝썬 사태, 고(故) 장자연 씨 성접대 사건 등 관련 청와대 보고용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해석도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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