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부터 주간 1교대 근무를 시행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간부들을 중심으로 지명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사측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노조의 파업 조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노사 간 온도차는 크게 벌어져 있다.
8일 르노삼성차 노사에 따르면 노조 확대간부는 전일 부분 파업에 나섰다. 지난달 사측이 도입한 1교대 근무에 대한 반발을 이달에도 이어가는 것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쟁의속보를 내고 "르노자본과 경영진이 이런 배신 행위와 자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억눌려왔던 분노를 조합원들의 고용과 고객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수 밖에 없음을 밝힌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노조가 확대간부 파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1교대 근무에 따른 순환 휴직 등 탓이다. 사측은 부산공장 생산량 축소로 인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주·야간 교대 근무를 없애고 주간 1교대 근무 체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남은 인력에 대해 순환 휴직이 불가피하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르노삼성차는 일단 오는 5월말까지 1교대 근무를 시행한 뒤, 내수와 수출 상황을 보고 주·야간 2교대 근무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지만 단기간에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사진 르노삼성차] |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준중형 SUV XM3 등 신차 6종을 출시했으나 11만6166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5% 줄어든 수치이자, 최근 5년새 최저치다. 르노삼성차가 지난해 적자를 보게 된 결정적 이유다. 올해 생산량 목표도 기존 15만7000대에서 10만대로 조정했다.
올들어 3월까지 내수 1만3129대, 수출 8939대 등 총 2만2068대 판매해 22.3% 감소폭을 나타냈다. 3월 내수 판매는 5695대로 34.3% 줄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46% 늘었다. 또 수출 핵심 차종인 XM3의 경우 프랑스 등 유럽에 수출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해 현지 수요가 미미한 실정이다. 프랑스만 해도 4월 한달간 전국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노사 임금단체협상도 9개월째 해매고 있다. 지난해 7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노조 집행부 투표 등으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협상의 진척이 없었다. 지난해 임단협을 해를 넘긴 국내 완성차 업체는 르노삼성차 밖에 없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올해 1월 1차 본협상을 시작해 최근까지 7차례 머리를 맞댔지만, 올초 시행한 희망퇴직과 함께 1교대 근무 도입과 맞물려 양측의 갈등이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4일 7차 본교섭 이후 차기 교섭에서 제시하겠다는 제시안은 고사하고 교섭 재개 공문을 보내도 교섭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노사 협상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확대간부 10여명이 파업 중인데,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지난 1~2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은 2012년 8월 이후 8년여 만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서바이벌 플랜'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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