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미·중의 대결구도는 구조적이다. 국제정치에서 세력판도가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중 누가 이기느냐의 결과적 문제가 아니고 이들의 힘이 요동치기 때문에 전세계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오는 13일 제9회 뉴스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란 주제의 기조발제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 원인에 대해 "미국이 후퇴하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자유주의질서를 흔드는 것"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지난 5일 서울 양재동 국립외교원장실에서 뉴스핌 이영태 통일외교선임기자(부국장)와의 대담으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1)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지난해 전 세계를 관통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코로나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진행형인데, 백신 접종 이후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코로나가 향후 바이든 시대 미중갈등과 한미관계 등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진단한다면.
▲지난해와 올해 국제정세를 전망하는 걸 대통령께 수보회의 때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주제어가 아무래도 코로나19라는 게 2019년에 발생했기 때문에 19라고 하는 건데, 제대로 격은 것은 20년이다. 그래서 2020년을 보통 일사다난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여러 위기상황을 가져왔다.
어찌됐든 백신 때문에 회복 측면인데, 회복과정이 깔끔하거나 완전히 극복하는 형태는 되지 않을 거다. 영어로 하면 메시(messy)하다, 지저분하다고 한다. 깔끔하게 마스크를 벗고 언제부터 백신이 완전히 극복한다 하는 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하나다.
그 다음에 각 국가나 지역, 계층에 따라 팬데믹 영향이 다 다르다는 거다. 회복속도나 양상도 완전히 다르다. 전세계가 처한 일종의 불평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각 국가도 강대국은 극복하는 반면, 약소국은 제대로 안되고. 국내적으로도 부유층이나 상류층은 문제가 없는데, 서민층은 아니고 그렇다. 팬데믹이 국제질서의 여러 모든 걸 집적하는 집적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리트머스시험지라고 생각한다. 국제질서가 어떻게 갈 것이냐. 왜냐면 전염병은 일종의 세계화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퍼진 것 아니냐.
옛날보다 훨씬 더 교통 통신이 연결돼 있어 퍼진 거고 이것을 대처하려면 사실상 국제협력, 세계적 협력을 통해 국제기구나 거버넌스를 통해 대처해야 효과적으로 극복이 되는데, 실질적으로 모든 국가가 위기 상황을 맞다 보니 대부분 각자도생을 한다는 게 문제다. 국경봉쇄를 하고 락다운을 하고, 자국위주로 돌아가고. 미중은 남탓을 한다. 과거 협력이나 세계화나 국제화에 반하는 질서가 팬데믹 때문에 강해진 것이다.
국가주의, 각자도생, 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요새 키워드가 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소련이 붕괴된 이후 세계화가 급속화된 게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이걸 촉매로 만드는 것이 바로 팬데믹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를 극복하는 과정은 일사불란하게 국제적 협력이 되는 게 아니고 필요성을 한쪽이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각자도생하는 거고 그때문에 코로나가 효과적으로 극복 잘 안되고 시간 걸리는 게 맞다고 본다.
-필요성과 당위는 공감하고 국제적인 합의는 있지만 실제 현상은 반대라는 지적으로 들린다.
▲그 증거로 국제기구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유엔의 존재감이 없어지고, WHO(세계보건기구) 효과성에 대해선 미국은 부정하고 중국은 옹호하는 상황이다. 그런 것만 봐도 양면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애틀란타 등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 분열과 인종차별, G1 국가로서의 위상 약화, 신뢰도 하락 등 미국이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결국은 미국이 만들어 놓은 질서, 소위 팍스아메리카나라고 한다. 미국이 세계경찰로서의 역할, 리더십 역할을 하면서 세계적인 공공재를 공급했다. 안보나 경제질서나 민주주의, 국제질서 이런 것들을 제공했는데 미국 자체가 사실상의 힘의 약화를 가져오면서 미국 자체가 자기 이익이 우선 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그걸 가장 잘이용하고 확대시키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 게 트럼프다. 트럼프는 세계질서 변화를 가장 잘 인식하고 분석을 떠나 본능적으로 올라타서 강화하는 방향으로 4년을 지냈고, 그게 그대로 투영되고 내부적으로 있던 미국 문제점을 확산시킨 거다.
미국이 소위 말하는 민족고립주의, 이기주의로 돌아간 거다. 미국의 원래 모습은 전세계 공공재를 위하던 모습이었는데 자기들이 급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다보니 밖으로는 민족주의, 내부적으로는 갈라치기였다. 밖으로는 중국 욕을 하면서 세계적인 이익보다는 국가이익주의, 소위 말하는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표현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인종적 위기나 유색인종들의 인구 성장에 백인이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아마 시점은 오바마라는 흑인대통령에 미국 백인들이 충격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주류를 뺏긴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고 그걸 잘 이용한 게 트럼프였다. 트럼프는 인종차별을 실질적으로 자기 권력에 이용했고 갈라치기, 갈라서 차별하는 구도를 만들었고 그래서 미국이 60년대 이후 정치적 인종적 분열이 실질적으로 일어난 거다.
그 결과가 그대로 선거에 드러났다. 그걸 바이든이 역전시키려는, 스스로도 변곡점이라고 불렀다. 원래로 돌아가자는 거다. 그전의 미국 세계적 공공재를 공급하는 미국으로 돌아가자는 게 바이든 아젠다인데, 문제는 미국이 갈라져 있고 공화당이 여전하고 다음 선거 생각하면 미국의 반이 트럼프 또는 트럼프적 정책 지지자들이니 부작용이 아시아 혐오로 가게 됐다. 왜 갔냐. 미중 사이의 혐오다. 바이러스 놓고 중국탓을 하는 게 국내로 투영되고 대부분 아시아 사람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자기들의 사회에 어려움을 준 보건위기가 중국탓이라고 보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미중갈등과 코로나가 아시아 혐오 만든 거라는 지적인가.
▲그렇다. 그 차별의 바탕은 트럼프가 깔아놓은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민족주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정치가들이 이 문제는 팬데믹조차, 불평등 문제라든지 민주주의 문제 이런 것들을 주어진 임기 내 극복하기 힘들다보니 대부분 남의 탓을 하거나 전가를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흑인, 아시아인, 이민, 난민 때문이라고 하고, 밖으로는 중국 때문이라고 하는 이런 방식으로 자기 권력을 강화하려는 경향이 전세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푸틴을 봐도 그렇고 시진핑을 봐도 그렇다.
-미국이 얘기했던 경찰국가나 팍스아메리카나의 본질은 미국의 세계패권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건데, 그 수단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와서 변한 게 아닌가 하는 각도로도 볼 수 있지 않나.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미국이 세계와 일치했다. 미국이 팍스아메리카나를 유지하는 게 미국 스스로에게는 이득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적어도 미국이 보기에는 일치했는데 이제는 그걸 유지하는 게 손해가 된다고 보니까. 바이든은 여전히 이득이 된다고 본다.
근데 트럼프는 손해라고 봤던 것이다. 독일이나 일본이나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서 이득이냐 비용이냐의 논쟁이 되지 않는가. 그 차이가 바뀐 것이다. 손해라고 본 사람이 트럼프고, 그 의식이 국민들 사이에도 많은 것이다.
-팍스아메리카나 진단한 내용이 미국 관점에서 보는 거 같다.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한국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다르게 해석된다.
▲그렇다. 근데 이런 게 있다. 모순이 있지만 많은 국가가 올라타서 신자유주의에 올라타서 이득을 본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미국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운영하는 미국이 그 책임을 버렸기 때문에 리더십 부재가 순간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국제기구 등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방식의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고 실제로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고 바이든 시대 외교정책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바이든은 아까 언급한대로 트럼프가 미국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유턴시켜야 된다고 해서 스스로 변곡점이라고 말을 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도 했다. 미국은 엄청난 선택을 했다. 트럼피즘을 수용하냐 안하냐의 문제의 선거였고, 우선 미국이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느냐 4년~8년만에. 저는 그에 대해서는 낙관보단 부정적이다.
적어도 바이든은 그런 사람이고. 커맨더인칩(Commender in Chief)을 사령관이라고 한다 미국 대통령을, 국가수반을 그렇게 언급하는데, 자기는 힐러인칩(Hiller in Chief)이라고 한다. 상처입은 미국을 회복하고 분열된 미국을 감싸 안고 소프트파워나 신뢰할만한 미국으로 되돌리는, 적어도 우리가 보기엔 맞는 말이다. 그를 주장한 힐러리 클린턴이나 그전의 민주당은 위선자, 칵테일좌파라고 비토를 놨는데 트럼프가 너무 반대쪽으로 가니까 적어도 바이든은 위선자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선택이 된 것이다. 문제는 과연 유턴을 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바이든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프라미스 투 킵(Promises to Keep)이라는 바이든의 유일한 자서전이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으로서는 가장 진보적인 사람이고 굉장히 사람들을 잘 통합시키는 힐러인칩이라는 것이 그의 개성, 성격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다. 원래 말더듬이었는데 그런 것도 극복하고, 커리어를 거의 외교에서 수십년 있었다. 부통령 8년간은 오바마가 신예였고 외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외교를 담당한 것이 바이든이었다. 자신 자체로 외교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할 수있는 선택으로 봐서는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나온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미국이 지난 12년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고 히로익한 영웅주의적인 리더를 뽑아서 미국이 갈라졌다는 내용이다. 오히려 비영웅적인 바이든이 미국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니냐는 데 저는 동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이 돌아왔다"며 예측 불가능했던 '트럼피즘'에서 벗어나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세계 전략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이 만들어 놓은 것을 자유주의 국제질서라고 한다. 이는 민주주의, 자본주의·자유무역, 팍스아메리카라는 국제질서 안정이다. 미국이 국제질서를 세계경찰로서 유지하는 이 세 가지가 국제자유주의질서의 삼축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무너지는 것을 회복시키겠다는 거다. 다자주의, 국제기구, 동맹, 자유무역 회복을 갖고 있는 거다.
그게 미국에게도 이익이 되고 전세계에도 이익이 된다는 게 바이든 외교의 목적이다. 중국이 이에 반하는 정책, 2등만 뺏어가는 반칙행세만 막아도 중국은 미국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바이든의 해석이다.
-어떻게 보면 미국중심 자유주의경제질서 회복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미국이 생각하는 질서로 다시 한번 세계를 재편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렇다. 그러면 회복되는 질서가 반드시 좋은가. 이미 트럼프가 망가뜨리기보다 아까 언급했듯 이미 그런 질서를 트럼프가 활용한 측면이 있다. 자본주의 같은 것들이 빈곤문제나 빈부격차 등 치명적인 약점이있다. 그게 다시 돌아오는게 바람직하냐는 논쟁을 할 수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특히 미중 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경쟁과 협력의 대상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바이든 시대 미중관계는 어떤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는지. 또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전략의 핵심과 목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트럼프도 중국을 때렸다. 바이든도 100% 트럼프의 정책을 바꾼다고 하지만 중국 문제는 일치하고 블링컨이 청문회 때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은 옳았지만 방법이 틀렸다고 하는데 트럼프가 옳았던 이유는 소위 말하는 민족주의고 중국을 제압시키겠다는 네오콘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을 양자적으로 미국이 일대일로의 중국을 보면서 제압하려는 방법이고, 바이든은 미국이 리더십만 회복하면 중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최고의 장점은 동맹 파트너 모으면 중국보다 낫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을 끌어들이면 중국이 착해질 줄 알았다. 민주주의도 받아들이고 자유주의도 하고. 근데 실패했다. 중국이 반칙하고 민주주의 후퇴시키고 인권 문제도 그렇고 그렇기에 세 가지 복합적인 관계로 보는 것이다. 3C로 본다. 컨프론트 코퍼레이트 컴피트(confront coporate compete)다. 신냉전으로 가는 건 아니지만 중국의 잘못된 부분에서 룰대로 행동하도록 만들겠다. 반칙 행위를 잡겠다. 규정대로 움직이도록 미국이 압박하겠다는 것이 바이든의 방식이다.
미중이 왜 이렇게 되나. 미국이 후퇴하고 중국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체가 자유주의질서를 흔드는 것이다. 미중의 대결구도는 구조적이다. 국제정치에서 세력판도가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중 누가 이기느냐의 결과적 문제가 아니고 이들의 힘이 요동치기 때문에 전세계 시스템 자체가 흔들린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앞으로 수십년간 그럴 것이다. 서로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 소련과는 달리 미중이 상호의존적이 돼있기 때문에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이고, 정권에 따라 어디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두 번째는 옛날보다 국제외교가 국내여론의 바람을 많이 탄다. 여론이 근데 일단 서로를 싫어한다. 민족주의적 감정을 선동하고 서로 악순환을 보인다고 한다. 국민여론이 나쁘니 지도자들은 그를 강조하면서 권력을 강화하고 그게 여론을 나쁘게 한다. 혐중·혐미가 서로 커지고 실제로 통계적으로도 미국이 오바마 때는 대선 직전에 중국에 대한 비호감이 50% 밑이었는데 선거 직전 70%까지 올라갔다. 지금 80%까지 갈 걸로 보는데, 선거를 할 수밖에 없는 바이든은 중국 때리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다음 선거와 상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바이든의 목표가 중국을 정권연장의 수단, 지지도 상승의 수단 이런 걸로 중국에 대한 반중국 정서나 이런 걸 활용도 하고 편승도 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궁극적 목표는 아니지 않나.
▲미국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예를 들면 온건파는 여전히 소수가 돼버렸지만 원래 중국이 변할 수밖에 없다는 파들은 완전 소수화가 됐다. 그래서 중국은 거짓말을 했고 우리는 속았다고 한다. 중국은 착해질 것처럼 보였지만 속였고 미국은 맹목적인 포용이었다고 적어도 지금 상태에서는 외교적 옵션이 아니다.
완전 반대옵션은 네오콘이다. 신냉전 불사하는 사람들이다. 이것도 사실은 미중이 충돌하기에는 너무 대가가 크기 때문에 양 극단은 사실상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바이든 정부 내에서는 이것이 좁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온건·강경이 있는데 바이든 출발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쪽이다. 블링컨이나 오스틴이나 바이든 자체는, 이 사람들은 반칙 행위만 막으면 중국이 따라올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나치게 전면전을 하는 것보다는 특히 첨단기술은 중국의 반칙행위만 규제해도 절대 못 따라올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뭐든 WTO 국제질서만 원래대로하면 절대 못따라온다는 의미인가.
▲못따라온다. 화웨이만 때려도 몇개월 벌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미국도 그런 방식으로 실용주의적 온건파들이다. 바로 때리는 게 아니라 국제기구를 통해 EU와 힘을 합쳐, 한일과 힘 을합쳐 압박한다는 것이 주류다.
그런데 내부에 리버럴 호크, 민주당 강경파들은 이참에 중국을 제압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전면적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본다. 동맹을 이용해 전면적으로 봉쇄해야 한다는 등 훨씬 강경한데 지금은 주류가 아니라고 보지만 지금 주류가 성과를 못 거두면 언제든 주류가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정책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안나왔다. 일단 정책은 온건파쪽으로 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이 4월에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대중정책은 언제 나올 것으로 보는지.
▲적어도 1~2년은 말은 날이 서있지만 실제로 트럼프가 했던 정도를 지킬지, 화웨이를 제어하고 홍콩이나 대만문제를 가지고 공격을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미중사회에서는 휴지기랄까, 숨돌릴 틈을 갖고 갈 거라고 본다. 왜냐하면 바이든의 방법이 시간이 걸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동맹국, 우호국 설득해야 하고 국제기구를 개혁해야 한다. 근데 중국이 이런 것들을 딜레이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바이든의 방법이 옳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중국이 얼마든지 훼방할 수 있다고 본다.
-대중정책이 대북정책처럼 구체화돼서 조만간 모습을 나타낼 거라고 보는지, 아니면 1~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는지.
▲기존 점검차원이거나 트럼프가 쓴 걸 제대로 지키느냐 화웨이 지키느냐 관세협정 지키느냐 그런 것들을 얘기하고 한쪽으로는 정치적으로 비난수위 높이는 방식으로 가는데 이런 것들은 전부 중국이 예상할 만한 것이고 중국은 소나기 피할 수 있을거라 볼거다. 대중 정책이 나오긴 나올 거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것에는 시간이 걸릴 거다.
-정책으로 구체화되는 건 빨리 할 수 있지만 대중정책으로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는 의미인가.
▲무역봉쇄이니 정책이라고 할 수는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지난 3월 18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 대화에서 나타났듯이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요구하는 미국과 설전을 벌이며 국가 간의 관계는 평등과 상호 존중의 정신을 기본 바탕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의 대미전략과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미국이 펀치게임을 하자고 한다면 중국은 맷집게임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패권경쟁을 한다고 하면 발끈한다. 자신들은 먼저 도발한 적이 없고 미국이 때리면 대응한다는 거다. 미국이 때리는 대로 굴복하지 못하는 이유가 과거의 미국은 자기 때릴 때 고쳐서 자기 시스템에 물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때려서 쫒아내려 하기 때문에 굴복하면 죽는다고 하기 때문에 견딘다는 거다.
중국은 이 맷집게임의 시간은 중국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지는해이고 중국은 뜨는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족주의적 자부심까지 연계돼서 반드시 이긴다는 숙명론이 중국 지도자들사이에서 신화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오는 건 쌍순환이다. 경제적으로 쌍순환이라는 것은 중국은 이전의 나라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소련이나 일본 같은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중국은 생각보다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고, 적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으로 버티겠다는 것이다. 수출이나 환율, 무역규제를 하게 되면 내부적으로 버틴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의존도 낮추고있다. 20% 밑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화도 자국통화로 결제를 한다. 미국이 일본 프라자합의처럼 통화규제 할 수 있기떄문에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견디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기술주권이다. 시간만 주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 플랫폼 위에서 작동했지만 다음 시대 기술은 누가 선점하느냐에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이후 새로운 걸 구성하게 되면 미국이 중국을 규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 소위 말하는 기술 자립을 한다는 것. 그게 중국의 전략이다. 그리고 중국도 나름대로 우호국들이 있다. 그래서 일대일로 활성화시켜서 우호국을 끌어모은다는 것이 중국의 대응이다.
-독일 킬대학하고 미국 몇 개 연구소하고 중국이 차관을 빌려준 나라의 계약서를 분석한 기사를 독일 슈피겔지에서 봤다. 동남아, 아프리카 국가 차관계약 분석을 했더니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계약서보다 더 엄혹한 내용이 많았고 차관을 빌린 나라에 침묵도 강요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에 자기 사람 다 데리고 가서 공사를 한다든지, 돈을 놓고 오는 것이 아니라 더시 중국으로 가져오는 방식이다. 그말도 맞기 때문에 일대일로에 대한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국가들의 불만이 많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어나면서 서구가 제3세계를 도와줄만한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싫어도 중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측면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중국이 링 위에서 안내려가겠다, 버티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한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하면서 우리가 굴복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빨리 사이클을 완성하지 않았나. 중국도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기술 독립을 빨리 성취할 수 있다고도 얘기를 한다.
-한일 간 상황이 미중 간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 이쪽에선 그런다. 그런데 몇 가지 반도체 기술이나 그런 건 가능할지 모르지만 중국은 오히려 식량자립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쉽게 예측은 안되지만 중국이 과거 어떤 도전보다는 미국에 새롭고 위협적인 도전인 것은 맞다. 미국이 중국 봉쇄하는 게 가능할까 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 이란도 못하는 미국이 어떻게 중국을 봉쇄하나 꿈깨라 이런 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2021.04.05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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