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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주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맥주1위 탈환·해외확장 두마리 토끼 잡을까

기사등록 : 2021-04-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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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대표 취임·하이트진로 1위 오비맥주에 내어준 지 10년
하이트진로 "소주 1위 굳히고 테라로 맥주시장 1위 탈환 할 것"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올해도 테라와 진로, 참이슬이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져가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밝힌 포부다. 김 대표의 말대로 하이트진로는 올해 테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나서는 동시에 소주로는 업계 1위 굳히기에 돌입한다.

맥주시장 1위 탈환은 김인규 대표의 숙원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의 외형 확장도 꾀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취임 10주년을 맞이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시장에서 1위를 빼앗긴지도 10년인 만큼, 올해를 1위를 탈환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소주업계 점유율. 2021.04.12 jellyfish@newspim.com

◆ 소주는 점유율 65%로 1위 굳건…과제는 맥주 1위 탈환·해외 영역 확장

하이트진로는 다시금 주류업계의 절대적인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소주보다는 맥주 마케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는 이미 점유율에서 한참 앞서는 상황이라서다.

이미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등 대표적인 소주 제품은 소주 시장에서 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소주를 즐기는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등을 마셨다는 얘기다. 하이트진로에 이은 2위는 롯데주류로 점유율 1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하이트진로와 5배가 차이나는 수치다.

소주로는 1위 굳히기에 나선다면 하이트진로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맥주 '테라'로는 1위 탈환에 집중한다. 실제로 출시 3년차에 접어든 테라는 차별화를 위해 '청정'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必)환경 활동과 같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가 '올해 1위 탈환'이라는 타이틀에 집중하는 이유는 맥주시장에서 통용되는 '1위 싸이클' 속설 때문이다. 맥주시장은 통상 약 10년을 주기로 1위가 바뀌는 양상을 보인 다는 게 업계 안팎의 얘기다.

하이트진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 맥주 시장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당시 출시됐던 '드라이피니시d'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2011년 오비맥주에게 맥주시장 1위를 내어줬다. 이는 김 대표가 취임하던 해다.

이후 2019년까지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까지 맥주시장 경쟁에 가세해 하이트진로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답보 상태가 풀린 것은 2019년 테라를 출시하면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출시한 지 2년 만에 16억5000만병을 팔아치웠다. 심지어 코로나19로 주류시장이 위축됐음에도 테라는 지난해 대비 12% 성장했다. 오비맥주가 초록병인 한맥과 투명병으로 탈바꿈한 올뉴카스를 출시했음에도 테라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는 상태다. 김 대표가 올해를 1위 탈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소주 브랜드인 참이슬을 필두로 과일소주를 수출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50여개국에 과일 소주를 수출 중이며, 2016년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을 시작으로 2018년 자두에이슬, 2019년 딸기에이슬을 각각 출시해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에 집중했다. 특히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편의점, 마트 등에 제품 입점을 확대해 현지화에 속도를 냈다. 기존 교민 중심의 영업활동을 넘어 현지인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은 점차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주 수출액은 2018년 5000만 달러를 돌파한 후 2019년 5862만 달러, 2020년 7486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측은 올해 수출액은 80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출시 2주년을 맞은 테라가 국내 맥주 시장 혁신의 아이콘으로 소비자에 인정받으며 성장을 거듭,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출시 3년차에는 더욱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맥주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1위 탈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업계에서 대표적인 무알코올, 비알코올 음료. 2021.02.02 jellyfish@newspim.com

◆ '테라' 선전하고 있지만…오비맥주·롯데주류도 '맥주 성수기' 앞두고 심기일전

업계에선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크게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맥주시장 1위 판도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테라를 의식한 동종 업계에서도 각사의 맥주 제품을 리뉴얼 등을 통해 강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 3사의 시장 공략은 바빠지고 있다. 주류업체들은 최근 각종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비맥주는 라거 맥주인 '한맥'을 출시한 데 이어 대표 브랜드 '카스'를 투명병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한맥은 올해 1월 출시됐는데, 테라의 대항마격인 제품이다. 이를 반증하듯 오비맥주는 초록색 병을 선택했다. 또, '한국인 입맛에 맞는 라거'를 만들기 위해 '사전 소비자 테스트'를 도입했다.

갈색병을 버리고 투명을 선택한 오비맥주의 '올 뉴 카스' 역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 뉴 카스에서 주목할 만한 마케팅 포인트는 '쿨 타이머'다. 변온 잉크를 활용해, 맥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에 도달하면 육각형 모양 온도센서가 밝은 파란색으로 변하고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두드러진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실제 오비맥주의 신제품 출시 관련 기사에는 "한맥은 생각보다 깊은 맛이 나서 단독으로 마셔도 맛있더라"라며 "투명병이 낯설기는 하지만, 맥주 색과 파란색이 대비돼서 시원하고 예뻐보여 일부러 사게 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점유율 측면에서는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에 많이 뒤지지만 롯데칠성도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특히 '수제맥주'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롯데주류는 출시 7주년을 맞아 클라우드의 패키지를 새단장했다. 사실 클라우드보다 눈여겨 볼 대목은 '수제맥주' 분야다. 유흥시장에서는 기존 맥주들이 압도적인 강세이지만, 최근 집콕이 생활화 된 시점에서 개성 있는 수제맥주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특히 롯데주류는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홈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해 수제맥주 시장을 키우겠다는 셈법이다. 이를 위해 롯데주류는 지난해 7월부터 약 8개월간 제주맥주와 협업해 수제맥주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사실상 '메가히트'를 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맥주 시장의 1위가 언제 바뀔 것인지를 두고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며 "하지만 오비맥주도 한맥과 올 뉴 카스로 점유율 이탈을 막고 있고, 맥주시장에서의 비중이 3% 밖에 되지 않더라도 수제맥주 시장 역시 틈새를 파고 들고 있는 만큼 올해 여름 맥주 시장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ellyfi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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