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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재산상속 배분..."재산은 균등하게, 경영권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사등록 : 2021-05-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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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속분 절반 이재용 부회장에게...경영권 강화
전자·SDS·물산 등 주요계열사 지분은 법정비율대로
향후 남매간 잡음 없애며 상속세 분산으로 부담도 낮춰
국보급 미술품 기증 및 수천억 의료지원 쾌척...사회적책임 의지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 법정 상속비율대로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자녀인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에게 고르게 분배됐다. 다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지분만큼은 이 부회장에게 절반이 돌아갔다. 삼성그룹의 경영권은 이 부회장이 가져가면서도 재산은 고르게 나눠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남매간 잡음은 불식시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 DB]

1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 총수일가는 서울 용산세무서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의 주식 상속 지분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물산의 주식 상속 지분은 법정 상속비율(3:2:2:2)을 따랐지만,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경우 이 전 회장이 소유한 회사 지분 4151만9180주 중 절반인 2075만9591주(50.0%)를 이 부회장이 상속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33.3%, 16.7%씩 나눠 상속받았다. 이 회장 부인인 홍 여사는 삼성생명 지분을 받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 삼성 경영권 안정화 방점

이번 상속의 핵심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안정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삼성전자의 지분 대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유족들의 재산권을 유지하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도 지키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삼성물산 지분의 경우 기존에도 이 부회장이 17.33%를 가져 최대주주 지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지분이 0.06%에 불과했던 삼성생명의 경우 이번 상속으로 10.44%까지 늘어났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19.34%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임을 감안하면, 약 30%에 가까운 지분율로 삼성생명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향후 남매간 상속 후폭풍 차단...상속세 분산으로 부담 완화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8 photo@newspim.com

대신 가장 관심이 높았던 삼성전자의 상속 방식은 법정 상속비율을 따랐다. 삼성그룹의 매출 대부분은 물론,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나눔으로써 가족간 재산권 분쟁의 잡음은 최소화했다.

특히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기존에 삼성전자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아 배당 소득도 미미했지만, 이번 상속으로 두 사람은 각각 0.93%의 삼성전자 지분을 갖게 됐다. 이 밖에도 삼성SDS 등 경영권과 크게 관계없는 계열사 주식의 상속은 법정 상속비율을 따르면서 가족간 재산권을 최대한 지켰다.

이 회장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4.18%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나누면서 9조원에 달했던 상속세 부담도 가족들이 나눠 짊어질 수 있게 됐다.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비교적 배당금이 높은 삼성전자 주식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인 유지 따라 '사회환원'...사회적책임 의지 보여줘

"삼성은 우리 국민, 우리 문화 속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우리가 이룬 성과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회장이 지난 1998년 삼성그룹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남긴 기념사의 일부다. 이처럼 이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사회적책임 의지에 따라 총 26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산 일부에 대한 사회환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재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이 회장의 유산 중 약 60%에 달하는 15조원가량이 세금 납부, 기부로 사회에 환원된다.

우선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이 상속세로 납부될 계획이다.

약 1조원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소아암 및 희귀질환 대응 등 의료계에 환원된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2만3000점은 국가에 기증된다. 이번 기증 목록에는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김환기, 이중섭과 같은 국내 작가들의 유명 작품은 물론, 피카소, 모네, 달리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속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보 14점, 보물 46점도 포함돼 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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