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어린 세 자녀 중 2명을 숨지게 하고 첫째 아이도 장기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원주 남매 살해' 사건의 피고인 20대 부부가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27)와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아내 곽모씨(25)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친부인 황씨는 2016년 9월 원주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지난해 6월에는 생후 10개월 된 셋째 아들이 떼를 쓰고 울자 목젖 윗부분을 20초간 힘껏 누르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친모인 곽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고 장시간 방치해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황씨의 살인 혐의와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했다.
다만 이들 부부의 시신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 황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황씨의 살인 혐의와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인정, 각각 징역 26년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황씨가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으로 인해 피해자가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피해자를 이불로 덮고 방치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곽씨에 대해선 "남편이 폭력적 행동을 가해 둘째 딸을 죽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당시 남편이 셋째 아들에 대해 폭력적 행동을 가하였음을 인식하였으면서도 이를 장시간 방치한 이상, 아동학대치사의 예견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의 사실인정 및 법리판단을 수긍해 이들 부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고의, 학대행위, 예견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양형이 과중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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