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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A씨는 B보험사의 암보험 가입을 위해 C보험설계사를 통해 상담했다. 상담 과정에서 A씨는 유방암 등 생식기암·유사암도 일반암처럼 3000만원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고, C설계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몇 년 후 A씨는 유방암 확진으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B보험사는 유방암 보험금은 약관에 따라 일반암의 10%인 300만원만 지급한다고 통보했다.
보험은 무형의 상품으로 약관 그 자체가 곧 상품이다. 이에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약관을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게 기본이다. 그렇다고 해도 A씨처럼 약관과 다른 내용을 설명 듣고 가입했다면 정말 보장을 받을 수 없을까?
◆ 약관이 우선, 예외적으로 약관보다 설명의무가 중요
김승동 기자 |
설계사는 계약을 체결해야 판매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상품에 대해 최대한 쉽고 빠르게 설명한다. '이 상품 하나면 암은 다 보장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셈. 이에 보험 계약 때 약관과 달리 설명을 들었다는 분쟁은 적지 않게 발생한다.
보험계약은 보험료를 지급한 대가로 보험사고 발생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을 약정하는 불요식 낙성계약이다. 요식(서명 작성 등 일정 방식)행위 없이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계약이 성립한다. 이에 약관과 다른 내용으로 설명을 듣고 보험을 계약했으면 설명을 들은 내용으로 보험금을 청구·수령할 수 있다. 즉 C설계사가 상품 설명을 잘 못 했다는 것을 A씨가 증명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약관과 달리 설명을 듣고 발생하는 보험금 분쟁을 줄이기 위해 상법(제683조의 3)에서는 보험계약시 약관을 반드시 교부하고, 약관의 주요 내용을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도 계약 체결 후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어 약관을 꼼꼼히 읽었는지, 자필서명은 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녹취한다.
그런데 계약 당시 C설계사의 설명을 A씨가 녹음했고, 명확하게 유방암도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민법(제750조)에 따른 것이다. 민법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즉 B보험사는 A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금 상당액을 C설계사에게 구상할 수 있다.
즉 보험사는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약관과 달리 설명해 판매했다면 설명의무가 더 우선이 된다.
◆ 보험계약시 약관 꼼꼼히 확인하고 설명 들어야
A씨와 같은 분쟁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시 설계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보험설계사가 지인이며 신뢰가 간다고 하더라도 보험약관을 직접 확인하면서 설명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약관 내용이 모호하거나 약관과 다른 내용을 설명한다면, 이를 녹음하거나 계약서 등에 설명 내용 등을 남겨놓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관을 기본으로 보험사고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면서도 "만약 판매 과정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을 경우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문제가 된 설계사에게 구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에서 제공한 상품 안내장이 약관과 다른 내용으로 작성돼 있고, 안내장에서 보장한다는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한다"며 "이는 약관보다 설명의무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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