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배당컷' 이슈로 실망 매물이 쏟아진 '메리츠 3형제(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에 추가 물량이 나올 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고배당 ETF 등에서 비중 축소 또는 편출(포트폴리오 제외) 가능성도 거론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는 전날대비 각각 3%, 2%씩 올랐고 메리츠화재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전날 각각 13%, 15%, 16%씩 폭락했던 상황에서 어느정도 기술적 반등 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이번 주가 급락의 발단은 최근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환원 정책 관련 공시다.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은 중기 주주환원 정책으로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또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안도 실행하겠다고 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는 없었다. 최근 3년 평균 메리츠금융그룹의 배당성향은 메리츠금융지주 66.2%, 메리츠화재 35.0%, 메리츠증권 38.4% 수준이다.
주말을 지나 17일 장이 시작되자 '배당컷'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투자자별 수급 상황을 보면 기관투자자들이 물량을 내놨다. 메리츠화재 209억, 메리츠증권 133억, 메리츠금융지주 65억원 어치의 기관 순매도를 기록했다. 18일 거래는 수급주체별, 종목별로 다소 엇갈려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루 만에 시장 매물 투하는 다소 잠잠해졌고, 저가 매수세도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안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혹평' 일색이다.
익명을 요청한 펀드매니저는 "'시장과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도 주주가치 환원, ESG 등을 얘기하는 분위기인데 갑자기 이런 내용들이 나와 투자자들이 많이 놀랐고, 충격이 컸다"고 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가 빠른 시일 내에 나와야 할 것 같고, 그것 외에도 배당에서 줄인 돈을 과연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는 메리츠화재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모두 낮췄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고된 배당 성향에 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주주가치 제고 방향은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자사주를 통한 주주 환원 여부를 확인하고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메리츠화재 지급여력비율과 보완자본 현황을 감안했을 때 파격적인 내용이 기대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NK투자증권은 메리츠증권에 대해 지난 1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주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특히 배당성향 축소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주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기준 배당성향 40%, 배당수익률 8.7%"라며 "배당성향을 10%로 축소하겠다는 이번 발표는 시장 트렌드와 차이를 보인 것으로, 실망스러운 배당정책에 전일 주가는 13.8% 하락했다"고 전했다.
메리츠 3형제에 대한 주가 하락은 하루 만에 잠잠해졌지만 고배당ETF 등에서 추가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선 대체로 관련 ETF에서 비중 축소 또는 편출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배당 ETF 중 운용규모가 1875억원으로 비교적 큰 ARIRANG고배당주ETF 역시 현재 분위기상 포트폴리오 변경 가능성이 높아졌다. ARIRANG고배당주ETF는 6월과 12월에 리밸런싱을 한다.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남용수 한화자산운용 ETF운용 팀장은 "우리는 애널리스트가 추정한 예상배당수익률을 근거로 배당률이 높은 30 종목으로 지수를 만드는 것이어서 관련 리포트가 업데이트 되는대로 반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반영한 곳은 배당률을 기존 대비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했는데, 이런 추세로 다른 증권사들이 예상 배당수익률을 대부분 내린다면 그것을 반영해서 ETF 포트폴리오에서 빠질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공시한 내용대로 현금배당만이 유일한 주주환원 정책이 아니고,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하는 매입은 주주환원 측면에서 더 좋은 정책이라고 판단하고 있고, 글로벌 트랜드 역시 그렇다고 보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 소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적절한 시기에 공시를 통해 시장에 알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료=메리츠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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