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내달 11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첫 공식 일정으로 당원들이 가장 많은 대구·경북(TK)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당심과 민심이 괴리됐다는 이야기에 정면으로 부정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가장 많이 결집돼 있는 TK를 공략해 당원들의 민심을 얻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05.20 leehs@newspim.com |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첫 공식일정으로 우리 당원들이 가장 많은 TK 지역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호사가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TK 위주로 한 당심과 민심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곳에서 행보를 시작해 우리 당원들과 소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1985년생인 이 전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으로서 젠더 갈등, 청년 이슈 등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합류, 2030 청년들을 유세차에 오르게 하는 등 파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바 있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의 최대 약점은 당심으로 꼽힌다. 3번의 총선 출마, 최고위원으로서의 활동 경험이 있으나 원내에서 활동하지 못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당원들이 가장 많은 TK를 첫 공식 일정으로 선정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어느 누구를 특정하진 않겠지만, 우리당 우세지역에 계신 정치인들은 공천을 받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하셨다. 그렇게 진화하신 분들은 국민들에게 긴 의정활동 동안 인상적인 입법이나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그런 정치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과 관련해 "나 전 의원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장되고 왜곡된 것 같다"며 "강성 이미지로 위주로 비춰지는 것은 나 전 의원의 20여년 정치행보 속에서 딱 1년 정도였다. 당이 어려울 때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강성으로 매도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 전 의원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다만 김은혜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잦은 출마 이력을 빌미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 전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용기있는 도전이 성공신화의 시작이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1.05.20 leehs@newspim.com |
이번 전당대회에는 이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초선인 김웅·김은혜 의원까지 신진세력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 맞서 신진세력들이 단일화를 이루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희들끼리 단일화에 대해 직접 소통한 적은 없다"며 "저와 김웅·김은혜 의원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지점은 당 개혁노선이다. 당 개혁노선을 가지고 경쟁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경험과 경륜이 부족해 우려하고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대체로 원내 경험을 지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원내 경험이 없는 것이 당대표 직을 수행하기에 부족한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하며 "원내 경험과 정치 경험도 없는 대권주자를 왜 영입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원내 경험이 없다고 당대표를 못한다는 말은 안하셨으면 좋겠다. 만약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분들 탓"이라고 일갈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총장을 비롯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당외에 있는 대권주자를 영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정한 경쟁'을 제시했다.
그는 "원외 대권주자들이 국민의힘에 합류했을 때, 우리당 주자들은 기득권이 없는 상태에서 경선을 치르고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면서도 "다만 특정한 후보를 위해 기다리진 않을 것이다. 정한 기한까지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모든 후보들에게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 최대한 흥행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야권의 단일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따로 또 같이'라는 기획으로 4명의 대선주자를 예비경선을 통해 선출한 뒤 미리 준비한 주제들로 두 명씩 엮어 2대2 팀 토론배틀을 하도록 하겠다"며 "형식적인 논리나 논증의 과정만이 아닌 협업의 능력, 배려의 자세,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 등의 다른 판단의 잣대들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의 대선 경선을 흥행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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