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송기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가장 관심을 끌었던 백신 수급 문제와 관련, "55만명 한국군 장병을 위해 완벽한 백신 접종을 제공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이끌어냈다.
또 핵심의제 중 하나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해결이라는 원칙에 합의,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이 같은 의제의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공식화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kckim100@newspim.com |
◆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 합의...文 "바이든, 한미동맹 차원에서 직접 한국에 백신 지원키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백신 협력과 관련, "한미 간 백신협력을 위한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형성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이 가진 백신개발 능력과 한국이 가진 의약품 생산능력을 결합해서 백신생산을 촉진하고 그를 통해 전셰에 백신공급을 더 빠르게 이룰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백신공급에 더 많은 기여를 하리라 생각한다"며 "한국도 백신의 안정적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직접 한국에 백신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장차 미국에서 준비되는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협력을 통해 시대의 도전과제를 함께 버텨나가고 있다"며 "코로나19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백신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백신생산을 앞당기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백신조달에 보다 더 빨리 규모를 증대시킬 수 있도록 했다"며 "그러면서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대역병이나 생물학적 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체제를 만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있는) 55만명의 국군장병을 위해 완전한 백신접종을 제공할 것이고 미군들과 한국에서 협력하고 있는 한국군 장병들에게 백신을 제공해 접종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또 주요한 미국 백신 생산업체와 한국의 첨단적인 기업을 통해 백신의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kckim100@newspim.com |
◆ 외교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공감...바이든 "김정은 바라는 모든 것 주지는 않을 것"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외교를 통한 해결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에 동조하면서도 북한이 약속을 지키는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선제조건으로 내걸어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과거 합의를 토대로 현실적이고 실용적 접근을 통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환영한다"며 "검토 과정에서 양국이 빈틈없는 긴밀한 공조를 이룬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에 환영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대화, 협력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며 "미국의 협력 속에 남북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한미는 긴밀히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근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고 북한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실용적이고 점진적이고 단계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원칙에 대해 한미 간 인식을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양국 간 생각의 차이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북한을 보고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는지 말했다"며 "그리고 북한을 외교적으로 참여시키겠다는 것을 얘기했다"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을 항상 대북문제와 대북전략 접근에 있어 긴밀하게 참여시킬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확실히 말했다"며 "그리고 성김 대사를 대북특사로, 북한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께서 함께해 주셨다"고 성김 아태차관보 대행을 대북특사 임명한 것을 깜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번의 행정부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문 대통령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를 쓰며 의지를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지금 약속대상은 핵무기, 지금 하고 있는 핵개발 프로그램을 완전히 단계를 낮추면서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그게 보이기 전에는 섣불리 추정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강경한 태도도 보였다.
그러면서 "그가 바라는 것을 모두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적법국가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상대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런데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외교팀이 북한과 계속 얘기했고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뉴스핌]김근철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 훈장을 받은 한국전 참전용사인 랠프 퍼킷 주니어 예비역 대령(94)의 옆에 무릎을 꿇은 채 함께 웃고 있다. 2021.05.22 kckim100@newspim.com |
◆ 사거리·중량 제한한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성과...사거리 제한 없이 미사일 개발 가능해져
한미 미사일 지침도 해제되는 성과가 도출됐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 및 탄도 중량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앞으로 한국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기쁜 마음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외교안보팀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사일 지침 해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갖고 있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79년 체결된 한미 미사일 지침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으면서 사거리와 탄두중량을 각각 180㎞와 300㎏으로 제한했다.
이후 4차례 개정을 통해 사거리가 단계적으로 완화됐다. 현재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적용된 800㎞ 사거리 제한이 적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2017, 2020년)가 들어선 후 탄두미사일 중량을 없앴고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제한도 없앤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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