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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최재형' 띄우는 국민의힘..."'묵묵부답' 윤석열에 플랜B 가동"

기사등록 : 2021-05-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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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나경원·김기현...대선주자로 崔 공개 언급
야권, 崔 '월성 원전 감사·정치적 중립성' 이유로 환호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에 한목소리를 내던 국민의힘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대권 주자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선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윤 전 총장과 함께 최 원장을 언급했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지난 21일 "최 원장, 윤 전 총장,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아닌 정권 심판과 정권 교체 기수"라며 "국민의힘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같은날 최 원장을 거명한 뒤 "대권 잠룡들로 불리는 분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라며 "반문(반문재인) 그 이상의 대통합을 위해 혁신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현직 감사원장인 최 원장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소신 있는 감사를 했다고 평가하며 그를 야권 대선 주자로 언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감사위원으로 세우려고 했을 때도 최 원장이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내세워 이를 저지한 점도 든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다. 2020.10.15 kilroy023@newspim.com

정가에서는 야권에서 불거지는 이른바 '최재형 대망론'이 퇴임 후 석 달 가까이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공개 구애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윤 전 총장을 여러 '야권 주자 중 1명'으로 설정해 그의 영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윤 전 총장의 영입 실패를 대비해 제3의 인물을 띄우면서 향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 중 압도적인 1등은 맞지만 아직 여의도에서 검증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아직 영입이 확실하지 않은 윤 전 총장으로만 제한하고 가는 건 불안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플랜B 등 할 수 있는 것들을 가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최 원장은 여러 상황이 플랜B로 좋은 분 아니겠냐"고 반문한 뒤, "현직 감사원장이라는 건 의미 없다. 감사원장은 정파적으로 임명하는 자리도 아니고 국회 동의를 요하는 직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중립적인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정계 진출 의사도 밝히지 않은 현 정부의 감사원장을 야권 주자로 거론하는 것은 단순히 국민의힘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것이란 의견도 있다. 

야권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힌 게 아닌 현직 정부 사람을 야권 테두리에 가두어 놓으려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당권 주자들이 최 원장 등 새로운 대권주자를 언급하면 그 즉시 기사가 되기 때문에 흥행 측면에서 거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지난 20일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데 대해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원장의 임기는 7개월 가량 남아있다.
   
이에 이 인사는 "최 원장의 발언을 두고 여지를 남겨뒀다는 해석이 많은데 어떤 형태로도 입장 표명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는 것"이라며 "현직 감사원장을 두고 야권 대선 주자로 언급하는 건 아직 순서가 무르익지 않은 지나치게 섣부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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