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에쓰오일이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에쓰오일은 높은 연봉과 긴 근속연수로 '신(神)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고 평가됐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며 1976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시행 및 정례화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과 약 7조원 규모의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본격 추진 시동 등으로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
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상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통해 수십 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만 50세 이상, 근무경력 15년 이상 직원인 4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았다. 이중 10% 가량이 신청했고 퇴직자들에게 퇴직금 외에 기본급 최대 60개월치, 학자금 등을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은 비상경영회의를 통해 희망퇴직을 매년 실시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 전경 [사진=에쓰오일] 2021.05.31 yunyun@newspim.com |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제품 수요의 점진적 회복, 전 세계 노후 정유설비 폐쇄로 인한 공급 감소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되서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평가 이익 등으로 시장의 예상치를 두배 가까이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 629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 2분기(6408억원) 이후 최고 실적이다.
에쓰오일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각국에서 경쟁력 없는 설비들의 폐쇄가 늘고 있어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제 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한해 실적 상승을 기대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샤힌 프로젝트'도 재추진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5조원을 들여 2018년 완공한 잔사유 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하류시설(ODC) 이후 두 번째로 진행하는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은 기본 설계 작업을 다시 진행해 내년 하반기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고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는 만큼 현재의 숙련된 인력 유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쓰오일 내 승진 적체 현상 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인 외국계 회사로 처우와 정년 보장 등이 안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후배들의 내부 승진을 어렵게 한다는 우려가 있어왔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올해 희망퇴직 관련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결정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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