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이지율 기자 = 돌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특히 보수 정당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국민의힘을 상승 반열에 올려놨다.
그동안 보수 정당이 기득권, 부자 정당, 꼰대당 등의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춰졌다면 이 대표는 공정한 경쟁과 구체적인 공약 등을 바탕으로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뉴스핌 스튜디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1.06.28 dlsgur9757@newspim.com |
이 대표는 지난 2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이준석의 인기가 상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나'라는 질문에 "실감한다"라며 "인지도는 높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알아보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 이상으로 리액션을 해주신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당선되자 젊은 세대의 온라인 당원 가입자도 늘어났다. 그는 "과거에는 동네에서 당원 한 명을 가입시키는 게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먼저 메신저를 통해 당원에 가입했다며 사진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 대표에게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철수 대표 등 당 밖 야권 대선주자들을 한 데 모아 공정한 대선 경선을 펼쳐야 하는 책임도 있다.
이 대표는 당 밖 대선주자들이 한시라도 빨리 입당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선 경선 버스 출발 시간을 8월 말로 잡았지만, 입당은 더 빨라야 한다"며 "정말 우리 당에서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대한 빨리 입당해 당원들과 소통하고, 당내 인사들과 교류를 해야 한다. 8월 말에 맞춰서 입당을 한다는 것은 이미 도망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누구든지 우리당의 힘이 필요하고, 그걸 통해 대선에 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대한 빨리 들어와야 한다"며 "우리 당원들 가운데 당 밖 주자들을 선호하는 당원들도 많다. 호랑이굴이 아닌 천사굴이다. 손익계산을 할 것 없이 입당이 늦어지면 무조건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광복절(8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설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께서 여야 협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롯이 대통령께서 선택하시고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본인이 엄격한 잣대를 유지하면서 갈 것인지, 형사재판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너무 엄격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선택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뉴스핌 스튜디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1.06.28 dlsgur9757@newspim.com |
다음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당대표로 당선된 이후 많이 바빠졌나.
▲정신이 없다.
-주로 어떤 일정들을 소화하나.
▲우리당 의원들 만나는 일정도 있고, 언론인 만나는 일정도 있고, 회의 주재 등 다양하다.
-의원들이 대표보다 연배가 많을 텐데 중압감은 없나.
▲의원님들마다 다르다. 제가 2012년 대선, 총선 준비할 때 같이 있었던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당시 관계설정이 한참 어린 아들뻘로 돼 있기 때문에 요즘 약간 당황하시고, 21대 국회에서 만난 분들 같은 경우엔 처음부터 애초에 제가 전직 최고위원과 의원 관계였으니까 조금은 괴리가 덜 하다. 예전에 아시던 분들은 갑자기 바뀌어버린 상황에 대해 당황하시기도 한다.
-많은 의원들이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가 많이 올랐고, 젊은층들의 온라인 당원 가입이 늘면서 당에 활기가 많이 생겼다고 평가한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나.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나왔을 때 말했던 것과 똑같고, 그 전부터 얘기했던 것들을 주구장창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조금 센 권한을 얻어 시행하고 있을 뿐 아이디어는 굉장히 오래된 것들이기 때문에 의외로 아직도 정치권이 너무 뒤쳐져있다. 제가 하는 것들이 새로워 보이지만 사실 5, 6년 전에도 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고위원을 오래 했다.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권한이 강해졌다고 느꼈던 것들이 있나.
▲최고위원이 하는 역할은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하는 역할 외에는 역할이다. 사실 지금 당의 구조상 크지 않다. 제가 원래 그런 역할을 했던 사람인데, 결정권자가 되니까 느낌이 다르긴 다르다. 거꾸로 최고위원을 할 때 당대표에게 소홀했던 게 뭐였는지를 잘 반영해서 당을 운영하려고 한다.
-당대표로 당선된 뒤 제일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글쎄요. 원래 원외 최고위원을 하면 국회 안에 제 공간이 없다. 대표가 된 뒤 당대표실에 있으니 편하긴 한 것 같다.
-당대표 되고 힘든 점은.
▲ 제가 37살이 될 때까지 비서 등 당직자와 함께 일을 하지 않았고, 혼자 일하던 사람이었는데 저를 돕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까 너무 일을 혼자 다 하면 혼란이 있을 것 아닌가. 일을 나눠주는 것이 굉장히 생소하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힘과 대표의 인기가 상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는가.
▲실감한다. 저 같은 경우 인지도는 높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알아보시는 분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그 이상으로 리액션을 해주신다. 사진을 찍어 달라, 사인을 해달라는 등의 요청이 많다. 또 당원 가입의 경우에도 과거에는 동네에서 당원 한 명 가입시키는 게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먼저 메신저를 통해 당원에 가입했다며 사진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어느 때보다 정치하기 편하다.
-지난 2011년 정치에 입문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 당이 어려울 때 들어왔다. 정권을 창출했고, 다시 탄핵 국면이 지난 뒤 현재 시기에 왔다. 내홍, 갈등, 분열, 탈당 위주였다가 최근에서야 승리 분위기 좋다고 하는데, 보수 정당에 10년 간 몸을 담으면서 느낀 총평을 해달라.
▲한나라당이 쇠락기에 들었을 때 새누리당을 바꾸는 일이 제 첫 역할이었다. 비대위원으로 활동을 했는데, 저는 적어도 새누리당이 10년 이상은 갈 당이라고 생각했다. 구조적 모순 때문에 당이 무너지고, 분당되고, 다시 합당하는 과정까지 거치게 됐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
보수가 2010년 초반 일신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으로 보면 상당히 젊었던 새 인재들도 많았고, 통신, 뉴라이트라고 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패와 함께 속된말로 한 방에 날아갔다. 그걸 복구하는데 또 10년이 걸렸다.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웠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저를 영입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아마 그때부터 지금까지 관통해서 기억하고 있던 마지막 젊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제 다음에 또 누가 총선과 대선, 당을 지휘하는 지도부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층 온라인 당원 가입도 늘어나고 국민의힘이 지지율도 전반적 높아지고 있다. 인기 상승 요인이 뭐라고 보는가.
▲전체적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런 사람들이 전부 다 국회 원내 경험이 없다. 저도 원내 경험은 없는데 왜 이러한 소위 0선이라고 통칭되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는지 생각해보면, 여의도 문법을 너무나도 국민들이 식상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다. 사실 여의도 문법이라고 하면 무슨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적당히 유불리를 계산해서 적당히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전 총장은 어쨌든 살아있는 권력과 싸웠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행정영역에서 소탈한 모습과 명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지금까지 이슈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발언을 해왔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본다. 이제 내년 대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더 이상 완곡한 화법이나 여의도식 문법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어쩌면 우리당 다선 의원들이 원내 주자로서, 당내 주자로서 대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중에 말을 자유롭게 한다는 홍준표 의원의 인기가 조금 더 높은 것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시원스럽게 말해야 한다는 것인가.
▲과거에는 시원과 막말이 동치인 것처럼 여겼던 때가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이슈를 따라갈 줄 안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선 공약 등도 이렇게 가야 한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도전을 보면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우리로 따지면 강남, 영남 지역에서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메시지를 내는 능력이 돋보이지 않는 것처럼 박영선 후보가 나왔을 때 제가 오세훈 캠프에서 상대하면서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고 느꼈던 지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키워드에 열광하는 것들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AI니 뭐니 해서 키워드를 몇 개 열거하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고 나오는 것들. 이런 키워드는 더 이상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가 아니다. 박 후보도 4선 의원에 장관까지 역임하는 등 훌륭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우리당으로 치면 강남에 해당하는 구로에서 계속 선거를 치르셨다.
사실 거기에서는 절박함이 생길 수 없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가만히 있으면 이기는 동네인데, 무슨 전략이나 전술을 구사하겠나.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있는 정치인들은 정치하기 힘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취임한 지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 평가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파격의 허니문은 끝났다, 능력 검증의 시간이 왔다 등 이준석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감동 대선 경선 레이스, 제1야당 대표의 정책 검증 능력 필요하다. 또 대선 정국 레이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윤석열 출마, 최재형 사퇴, 사실상 대선 레이스 뛰어들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제가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를 제 동네(서울 노원병), 고향에서 도전하다보니 세 번 떨어져서 사람들이 '네가 선거를 뭘 알아' 이런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며 참 좋았던 것이 제 선거 전략에 토를 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는 대선도 그렇고, 경선 관리도 그렇고, 그건 좀 신뢰를 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그 당시 비대위 지도부에서 당이 중심을 잡는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미를 다들 알았으면 좋겠다. 처음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그 당시 인기가 있다고 해서 어떻게 하면 안 대표를 영입하고, 단일화를 하고, 그 사람을 후보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만 하던 사람들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보고 한 대 맞은 느낌이 들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 밖에 있는 주자들도 안 대표의 사례를 보며 느껴야 하고, 우리당 안에 있는 사람들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성공을 보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이며 아름다운 대선 경선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지금 윤석열 전 총장이 안철수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두 사례를 공부한다면 지금보다 더 절박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저희 당도 지금보다 더 당의 중심을 잡아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게 안 되고서는 흥행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얼마 전 당 밖 대선주자들 입당시기를 8월 말로 얘기했다. 입당시기 마지노선에 선을 그은 것인가.
▲경선, 이제 버스가 출발할 시간을 8월 말로 잡은 것이고, 입당은 당연히 더 빨라야 한다. 누가 입시 데드라인에 맞춰 원서를 넣는가. 진짜 우리당에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들어와서 당원들과 소통하고 당내 인사들과 교류를 해야 한다. 그걸 마지막에, 8월 말에 맞춰서 들어온 다는 건 글쎄, 이미 그건 도망가는 모양새다. 우리 당원들이 무슨 머리에 뿔 달린 사람들도 아니고, 우리 당원들과 소통하는 게 두려워서 입당을 늦춘다는 건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다.
누구든지 우리당의 힘이 필요하고 그걸 통해 대선에 나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대한 빨리 들어와야 한다. 심지어 호랑이굴도 아니다. 일부 대선주자들에 대해 우리 당원들은 너무 호의적 이여서 우리 당내주자보다 당외 주자를 선호하는 당원들도 많다. 오히려 호랑이굴이 아닌 천사굴이다. 천사굴에 들어오는 게 두려워서 안 들어온다는 건 굉장히 희한한 상황이다.
그래서 전 이걸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게 당외 주자들이 정치도 처음이고 정당도 처음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정당에 참여하는 것, 정치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최대한 길게 해도 된다. 내가 공직에 있던 분들이니 공직을 마치고 나가서 국가를 위해 다른 봉사할 준비가 돼 있는가. 스스로 고찰하는 시간 길면 길수록 좋다. 더 깊은 고찰을 한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게 아니라 유불리에 대한 고찰이면 그건 하나도 쓸데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내가 지금 들어가면 유리하고, 나중에 들어가면 불리하고, 나중에 사람을 모아가면, 혼자 사고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사고실험에 크게 관심이 없다.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들과 소통하기 바라는 건데, 오늘 제가 공상과학 소설이란 얘기를 했다. 혼자 수만 가지 사고실험을 하면서 내가 4번으로 나가면 중도층이 나를 찍을 것이고, 2번으로 나가면 나를 찍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4번으로 나가겠다는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세훈 시장도 2번으로 출마해 중도표를 충분히 얻어 당선됐다. 근데 혼자 그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들은 4번이든 2번이든 당신이 괜찮으면 뽑아줄 준비가 돼 있는데 혼자, 내가 2번 달면 국민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저는 이제 그런 고민을 하는 분이 있다면 굉장히 잘못된 고민이라 생각한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놓고 손익계산을 머리에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제 생각에는 입당이 늦어지면 무조건 손해다. 손익계산 할 것 없이 무조건 손해인데, 그 계산 못하시는 분들이 앞으로 다른 판단들은 제대로 할 것이냐, 저는 기대없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이 9월이나 10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원외에 제3세력을 끌어모은 뒤 단일화를 하는 수순으로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래 사람이 정치를 할 때 별의 순간이라고 얘기하지 않나. 각광받고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시기가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몇 달 전에 검찰총장 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가를 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만약 제가 그 위치였으면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났을 것이고, 오라면 다 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보냈나를 평가해 봤을 때 그 뒤 3개월은 다른가, 또 그 뒤 3개월은 다르겠는가.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본인에게 가장 자신의 시간이 왔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앞으로 잡을 수 있을 것이냐. 예를 들어 그분이 처음에 학자들과 만났지만, 저는 그다지 감흥을 받지 못했다. 저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기라성 같은 선배 분들을 많이 만났지만, 그런 분들을 만났어도 별로 국민들이 큰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국민들이 생소한 분을 만나가지고 인재 영입하는 것처럼 한다고 하더라도 무슨 감흥이 있겠나. 냉정하게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지'라는 냉정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기간들이다.
-윤석열 전 총장과 대표 취임 이후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있나.
▲제가 그런 걸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적인 소통은 당연히 하지 않는다. 공정한 경선을 관리하기 위해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그런 생각은 든다. 진짜 제3지대를 할 여건이 되거나 그런 기반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지금보다는 적극적이어야 했다. 혹자는 제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그렇게 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거꾸로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스핌 스튜디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1.06.28 dlsgur9757@newspim.com |
-본인 지지율 많이 올라가서 대선주자로 출마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나.
▲다행히도 연령제한 때문에 생각해본 적 없다.
-나중에 혹시라도 대선 출마도 생각해 볼 수 있나.
▲저는 모든 정치인은 위를 바라봐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제가 당대표가 된 이유가 특수한 상황 속에서 특수한 바람, 변화의 욕구 속에서 당선됐기 때문에 나중에 도전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스스로 그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은 없다.
-내년 대선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년 대선은 간단하게 트렌드를 읽는 사람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 트렌드라고 함은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켰던 바람의 근원, 이준석을 당선시켰던 바람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읽어야 한다. 제가 이번 전당대회를 겪으며 굉장히 놀랐던 것이 2030세대 지지가 단순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30세대가 굉장히 정책적인 면에 반응했다는 것이다. 청년할당제 폐지, 공정경쟁 등에 반응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표가 된 뒤에도 동력이 생기고 있다.
저한테 사상 최초로 만원짜리 후원금으로 1억5000만원을 받았는데, 이런 큰돈을 만들 수 있을지 꿈에도 몰랐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선거를 몇 번 치러봤지만, 다 제가 아는 분들한테 100만원, 200만원씩 모은 후원금이었다. 이렇듯 시대의 바람을 읽는 사람이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다.
대선 공약과 관련해서도 제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얘기했지만, 굉장히 구체적이어야 한다. 박 후보가 수직정원 만들면 된다고 했을 때 오세훈 시장이 한 마디로 제압했다. 몫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더 놀라운 건 거기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저는 그런 게 바로 젊은 세대가 착안하고 조소를 보내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AI 삼투압을 이야기했을 때 AI와 삼투압이 결합될 수 있는 단어인가, 많은 젊은 세대가 의아해했다. 우리나라에 버즈 워드(buzz word)라는게 많다. 굉장히 다양하다. E-친환경 등 다양한 키워드를 이야기 하지만, 아무거나 다 갖다 붙인다고 좋은 말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 조소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하면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트레이닝이 된 사람이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제 선배 정치인들이시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얘기하지만, 이준석이 젊은 세대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고 있다는 단순 사실에 착안해서 청개구리 공약을 낸 사람이 있다. 이준석이 20대 남자한테 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20대 여성한테 인기를 끌어보겠다고 해서 갑자기 지방선거에서 청년호남여성할당제를 하겠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이 듣기에는 청년, 호남, 여성 다 합집합해보면 인구의 70%인데, 인구의 70%에게 할당하겠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 이렇듯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순간 조소의 대상이 된다.
구체적으로 들어와서 예를 들어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지방선거에서 여성 한 명, 청년 한 명을 할당하겠다고 해서 어느 지역구에 여성이랑 청년을 할당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답을 하지 못했다. 앞으로 젊은 세대가 더 이상 키워드 정치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담보되지 않은 것들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이런 것들을 공약으로 냈을 때 자신의 손해라는 걸 인지했으면 좋겠다.
-이준석 당대표라는 인물은 그 자체가 아이콘이자 키워드고 파격이다. 지금까지 광주행, 봉하마을 등의 행보를 봤을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추구했던 것의 연속선상이었다. 당 조직관리 인선을 봤을 땐 서범수 비서실장,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한기호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 지역과 선수 면에서 변화가 잘 안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준석의 파격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저는 제가 인선을 안정적으로 하는 것 자체가 파격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제가 전당대회에서 행했던 파격이라고 하면 결국엔 빚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무진 2~3명과 함께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제가 누구에게 인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보은인사, 캠프인사라는 딱지를 붙일 수 없다.
아주 유리한 환경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거꾸로 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 중에 주요 당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변인, 상근대변인 자리를 공개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 아닌가. 공개 경쟁선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당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대변인 자리는 속된 말로 캠프 사람이 하기 좋은 자리였다. 특히 원외인사들에게도 그렇다. 이런 문호를 열어젖혔기 때문에 앞으로 당내에서 적어도 인사에 대한 불공정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제가 파격을 행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의 방정식대로 가면 빚을 보셨을 분들이 빚을 보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걸 해결하는 게 정치력이다. 전 당대표를 여러 분 모셨다. 박근혜 전 대통령부터 바른정당 시절엔 이혜훈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까지. 이정현 전 의원도 새누리당 시절에 모셔봤고, 거기에 더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모셔봤다.
적어도 제가 최고위원, 비대위원을 하면서 보였던 운영방식 중에서 나쁜 건 답습하지 않고 좋은 것들을 모아서 할 자신이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저만큼 여러 대표를 모시면서 일해 본 사람은 일반 의원들도 없을 것이다.
-당대표로 회의를 주재하면 최고위원 중에 부정적으로 말하거나, 딴지를 걸 수도 있는데. 부드럽게 넘어갈 스킬이 있나.
▲제가 최고위원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제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뭘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평가를 한다. 지금까지 봤을 땐 제가 했을 행동범주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저는 손학규 대표랑 싸우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은 세대를 교체하는 거대 사건이라는 평가가 많다. 대변인 선출을 위한 토론배틀을 진행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3학년부터 72세 다양한 분들이 참여했다. 직접 면접도 보는데,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나.
▲제가 2011년 12월에 정치를 시작했고, 2011년 11월에 종편 채널이 처음 생겼다. 제가 처음에 종편이 정착하지 않았던 시절에 패널로 여기저기 나와서 각광 받으면서, 정치 커리어와 병행되는 방송 커리어가 병행됐다. 또 따져보면 2011년 12월에 방송을 시작했던 종편 1세대 패널 중에 살아남은 게 저밖에 없다. 나머지는 중간에 막말 등으로 날아가고 남아있는 사람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시사평론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우리 당 대변인이 되시는 분들도 그런 능력을 최우선시 할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일선 전장이라고 할 만한 곳이 시사방송 등인데, 우리 당은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적었기 때문에 보좌관 출신이라던지, 기자 출신, 보수 진영의 담론을 하는 정치평론가들에게 의존해왔다. 그러다 보니 구조적 취약성이 들어난 게 지난 서울시장 선거다. 당시 당밖에 있는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었고, 제가 그 안에서 오세훈 시장을 당원으로서 대변해도 수적으로 밀렸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할 사람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지형에서 밀린 것이다.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번에 토론배틀을 추진한 이유도 그런 것이다. 대변인이라고 하면 필(筆)과 설(說)이 중요하다. 현재 시점에서는 필보다 설이 중요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토론배틀을 진행하게 됐다.
-광복절(8월 15일)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반 사면 이야기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말했던 것처럼 오롯이 대통령께서 선택하시고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여야 협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요청한다고 해서 딱히 대통령께서 마음을 바꿀 것 같지 않고, 안한다고 해서 마음을 또 안 바꾸실 것 같지도 않는다. 대통령과 여야의 협치 모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고독한 판단을 통해 선택을 하시면 그에 따라서 정국이 짜이지 않겠나 생각한다.
저도 탄핵의 정당성에 대해 부인한 적 없다. 하지만 대구 연설에서 밝혔듯 그 뒤에 따른 형사재판의 경우 김대중, 김영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일가가 어떤 문제가 됐을 때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게 하지 않았던 선례를 따져봤을 때 조금은 엄격한 잣대였다. 거기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도 부담이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번 엄격해진 법리라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과거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터진다면, 대통령께서 지금 사면을 결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본다.
-광복절에 사면을 하는 게 맞다는 뜻인가.
▲고독한 대통령의 판단이다. 본인이 엄격한 잣대를 유지하면서 갈 것인지, 아니면 형사재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과거보다 너무 엄격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선택해야 한다.
-대선 정국에서 첨예한 공약 대결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등 여권에서 복지 이슈를 선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을 선점했지만, 그에 비해 야권에서는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책적 이슈, 아젠다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박용진 의원이 지난 27일 얘기한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게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를 이야기했다. 박 의원이 굉장히 용기 있는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 박 의원이 젊고 트렌드를 잘 읽기 때문에 한 발언일 것이다.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은 예를 들어 이 지사가 얘기하는 기본소득에 눈을 돌릴 만큼 그 부분에 학습이 안 돼 있지 않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지난 2012년부터 벌어졌던 복지논쟁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고, 결국에는 어떤 시기성 복지를 하더라도 청구서가 날아온다는 걸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와 완전 다른 전장이다.
이재명 지사는 복지와 기본소득 영역에서 뜬 사람이지만, 이번 대선이 그것을 중심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해군은 바다, 공군은 하늘에서 싸워야 무적인데, 저는 이재명 지사가 가지고 있는 복지라는 전장이 이번 대선의 주력 전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전 총장은 경제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패가 판을 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반부패 영역의 대선 전장이 펼쳐진다면 윤석열 전 총장에게 유리할 것이고, 그러지 않고 경제 중에서 복지가 주목받는다면 이재명 지사가 조금 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복지보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와 반부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영속적이지 않다고 본다. 결국에는 다른 영역에서 설정되는, 당내에서 다른 걸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뜰 수도 있다. 아니면 코로나 이후의 경제성장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난다면 박용진 의원이 주목받을 수도 있다. 아직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퇴하면서 사실상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그 분이 대선 정국에 뛰어들 때 개헌론이 탄력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개헌에 대한 입장은.
▲저는 개헌과 대선이 엮이는 순간부터 대선의 순수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대선은 굉장히 중요한 선거이고, 그 자체로 순수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개헌에 대한 찬반 투표와 대선이 엮여버리게 되면 우리는 지도자를 뽑는 게 아니라 이슈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
최 원장도 이제 퇴임을 하셨으니까 본인이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봉사한 것 이외에 것을 고민할 시기다. 예를 들어 정치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국민들에게 봉사를 할 것이라면 굉장히 고독한 본인의 판단의 과정을 다 거치시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분을 굉장히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결심을 한 이후에는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 보통은 애매하게, 결심이 된 것도 아닌데 인기가 있으니 나가볼까. 또는 결심이 확고하진 않은데 주변에서 나가라니까 떠밀려 나오는 분들은 대선 판에서 민폐를 끼칠 수 있다. 개인으로서는 상당한 중요한 결단을 하셨기 때문에 그 다음 결단은 고민을 충분히 하시고 행보하셨으면 좋겠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일찍 들어와야 하고, 최재형 감사원장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뜻인가.
▲윤석열 전 총장도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충분한 고민을 하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국민들은 제3지대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유불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을 통칭해서 간을 본다고 하지 않나. 저는 윤 전 총장에게 그런 이미지가 절대로 생기면 안 된다고 본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