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 국무부가 또다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국무부는 "북한이 올해로 19년 연속 인신매매와 관련해 최하 등급을 받았다"며 "북한에서는 국가 차원의 각종 인신매매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21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최하위인 3등급(Tier 3) 국가로 지정됐다. 이로써 북한은 2003년 처음 3등급을 받은 이후 19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평가됐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 관리를 포함한 인신매매범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가하는 인신매매 범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국무부는 특히 "북한의 강제 노동이 정치 탄압의 확고한 체계의 일부분이자 경제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며 "북한 주민들이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방식으로 인신매매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아동을 포함해 학비를 내지 못하는 북한 내 여성 대학생들과 중국의 탈북 여성들이 이 같은 인신매매에 더 취약하다. 여성과 아동이 성매매의 위험성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16~17세 사이의 아동들도 군대식 조직에 몸담으며 10년 동안 장시간 노동과 격무에 시달린다"며 "수용소에 수감된 주민들은 가혹한 환경에서 장시간 벌목과 광산, 제조 혹은 농업 분야에 투입돼 강제 노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무부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8만에서 12만 명의 주민들이 수감돼 있다"며 "이들은 대부분 정식 기소와 유죄 판결, 선고 등 공정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매년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인신매매 감시대상국을 지정하고 강력히 규탄해 왔다.
최악의 등급인 3등급으로 지정된 나라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또 미국 대통령은 인도주의나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미국 정부의 대외 지원에서 이들 나라들을 제외할 수도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 아프가니스탄과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 미얀마(버마) 등 17개 나라가 3등급을 받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선 이 문제에 대한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인신매매 범죄는 인권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역설했다.
캐리 존스턴 국무부 인신매매퇴치감시국 국장 대행은 "이번 보고서는 이 핵심적인 인권과 법집행, 국가안보 사안에 관해 미국 정부가 국제적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인신매매에 대한 외국 정부와의 관계를 안내하기 위한 주요한 외교적이고 진단적인 도구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