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지난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0곳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모두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교육당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단체는 '줄소송'을 일으킨 교육부가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소송 당사자인 서울·경기·부산시교육청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철경 대광고등학교 교장(자사고 교장연합회 회장)이 2019년 11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교육부 교육정책 규탄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9.11.07 kilroy023@naver.com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8일 입장문을 통해 "자사고 폐지에 매몰돼 억지로 공약을 밀어붙인 정권, 위법‧불공정 평가로 폐지 수순만 밟은 교육청, 무기력한 편승과 동의로 줄소송 사태를 초래한 교육부는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출발은 자사고 폐지에만 매몰돼 공약을 억지로 밀어붙인 정부에 있다"며 "정치·이념에 따라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이 무시되고 학교 만들기와 없애기가 반복되는 데 근본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수원지법 제4행정부(송승우 부장판사)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동산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경기도교육청이 결정한 재량지표나 공통지표의 배점변경이 반영된 '2019년 평가 기본계획'에 따른 평가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자사고 관련 재판에서 1심 재판부는 교육 당국의 자사고 취소 절차가 적법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선고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위해 적법한 절차와 사전에 기준 요건을 해당 학교에 미리 통보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날 수원지법이 선고한 동산고는 2019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62.06점을 받아 자사고 재지정 평가 커트라인인 70점을 넘지 못했다. 점수 미달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학교 측은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재판으로 자사고 관련 1심 재판은 모두 학교 측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를 시작해 서울 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 등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한 재판에서도 법원은 모두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와 관련해 교총 측은 "교육청 역시 교육감 이념에 따라 위법‧불공정한 재지정 평가로 자사고 폐지 수순을 밟은 직접적 책임이 있다"며 "교육 행정이 예측과 감으로 시행해도 될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학생‧학부모 피해만 가중시키는 항소를 즉각 중단하고 불공정 평가에 대한 책임부터 저야 한다"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의 항소가 중단되도록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