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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도 OK"…산업계, 40℃ 폭염에 직원 건강관리 팔 걷었다

기사등록 : 2021-07-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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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땀 마를 새 없는 현장 근로자에 '영양제'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생산직, 대부분 실내 근무
작렬하는 태양열..옥외 근무 많은 조선사, 곳곳에 제빙기
SK이노, 야외업무 최소화..점심 뒤 낮잠도 OK

[서울=뉴스핌] 김기락 박지혜 기자 = 국내 제조업 근로자들이 연일 폭염 속에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사무직 직원들은 재택근무 등 더위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으나 제조업 현장의 근로자들은 폭염과 싸우며 힘겨운 여름나기 중이다.

특히 올해는 짧은 장마 이후 체감온도 40도 이상의 이른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방역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마스크까지 쓰고 일을 해야하는 여건이라 어려움은 더 크다.

산업계 주요 기업들은 현장 근로자들이 폭염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휴계 시간을 더 늘리는 등 건강관리와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 작업 시설 [사진=포스코] 2021.07.23 peoplekim@newspim.com

 ◆ 폭염? 용광로는 1500℃...포스코, 생수부터 영양제까지 지원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용광로 온도가 1500℃를 넘나드는 제철소는 그야말로 열과 사투다. 연중 내내 가동되는 고로는 끌 수가 엇다. 요즘처럼 낮 최고 기온 40℃에 육박하는 폭염 기간의 작업장 체감 온도는 목에 걸친 수건이 땀으로 범벅돼 마를 새가 없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는 폭염 및 고열작업 보건수칙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공장 인근 그늘 및 쉼터를 조성해 휴식을 장려하는가 하면, 휴게 시간도 늘렸다. 중식 시간의 경우 기존 보다 30분 연장해 운영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별도의 아이스 박스를 마련하고 아이스팩, 생수, 영양제 등을 제공하는 한편, 그늘막(텐트, 테이블, 의자), 쿨러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옥외 근무자를 대상으로 폭염을 피할 수 있는 휴게장소와 식수를 마련했다. 식당에서 중복 때 삼계탕을 주거나 수박을 여름메뉴로 내놓는 등 여름 특식도 제공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장을 계속 가동해야 되기 때문에 조를 짜서 하계 휴가를 분산해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12일부터 9월 3일까지 현장 근로자들의 작업 여건을 개선하고자 혹서기 음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사업장별 하기 휴양소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또 현장 내 근로자들의 탈수 예방을 위해 제빙기를 설치해 전 근로자들에게 식염포도당을 지급하고,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천공장은 이달 말 계획된 대보수 일정을 폭염과 코로나19를 고려해 한 달 연기했다"며 "하계 휴가는 코로나 상황이나 조업, 보수 일정에 따라 분산해서 시행하고 있다" 제언했다.

완성차 업계는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생산 특성상,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8월 첫주에 함께 휴가를 보낸다. 다만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 근로자들은 휴가 기간을 따로 정할 수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등 현장에 에어컨 등 냉방 기기를 통해 일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직 근로자는 실내에서 근무하는 만큼 철강 및 조선 등 고열에 시달리는 업종 보다는 폭염에 덜 예민한 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7~8월 폭염 기간 동안 매일 빙과류 4만개를 울산공장 등 근로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체계적인 안전환경 관리를 위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국제인증인 ISO45001를 취득한 바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안전보건경영 체제를 상시 가동 중"이라며 "각 사업잘별로 건강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현대차와 한국지엠(GM)은 올해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27일 찬반 투표를 앞두고 있다. 근로자 과반 이상이 잠정합의안에 찬성하면 각종 성과금을 받아 휴가를 갈 수 있다. 타결 직후 받는 성과금 규모는 ▲현대차 경영성과급 100%+350만원, 품질 격려금 230만원 ▲한국지엠 격려금 250만원 등이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 울산 공장 [사진=현대차]

 ◆ SK이노, "낮잠 자도 좋아"...현대重 2주 이상 휴가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더운 시간대 휴식시간을 자주 부여하고 작업자들에게 방열 냉방복을 착용하게 하는 등 구성원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울산CLX 구성원에게 폭염 대응방안을 미리 공지했다. 낮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공정안전운전을 제외한 야외업무를 최소화하고 부서장 책임 하에 휴식시간 자주 부여하고 있다. 또 점심식사 후 낮잠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장하고, 탈수를 유발하는 카페인 음료를 삼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혹서기를 앞두고 폭염특보 발령 시 울산CLX 정비작업 지침을 마련했다"면서 "하계 휴가는 작년과 같이 가족과 안전한 집에 머무는 언택트 형태의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이달 26일부터 4주간 현장 근무자들을 위해 각 부서 냉장고, 아이스박스에 이온음료를 제공한다. 아울러 현장 근로자 일하는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그늘 장소를 마련하고, 고온 환경 작업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규칙적 휴식을 취하게 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근무시간 조정·단축으로 무더위 시간대 옥외 작업을 삼가고, 습도가 높은 경우 휴식 시간을 더 늘려 잡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작렬하는 태양열을 맞으며 배를 만드는 조선사 근로자는 폭염 때문에 더욱 힘들다. 선박 건조 등 옥외 작업이 많은 탓에 에어컨의 청량한 바람은 언감생신이다.

현대중공업은 냉방이 어려운 옥외작업장 및 건조 중인 조선 블록 내부에 이동형 냉방기인 스폿쿨러를 가동하는가 하면, 제빙기와 식염포도당을 현장 곳곳에 비치해 직원들이 수시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달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낮 기온에 관계없이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근로자에게 땀수건, 쿨타월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말부터 최장 16일간 여름휴가를 떠난다. 공식 휴가 기간은 평일 기준 9일이지만 주말과 내달 16일 대체공휴일까지 합치면 2주 이상 쉬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8월 2일부터 12일까지 하계 휴가 기간"이라며 "13일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타결로 인한 특별휴가"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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