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2분기에 '어닝쇼크'를 겪었다. 신작 부재와 주력 게임 부진이 실적을 깎아 먹었지만 인재 확보를 위해 인건비를 대폭 늘린 것이 어닝쇼크의 가장 큰 이유다.
이에 게임업계는 하반기 신작 출시로 실적 반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인건비는 '고정비용'으로 작용하는 만큼, 늘어난 영업비용을 충당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로고] |
◆부진 속 인건비·마케팅비 줄줄이 상승…'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인건비는 지난해 2분기 147억엔에서 190억엔으로 8% 증가했다. 올해 초 있었던 연봉 인상과 성과급 보상 체계가 결정적이었다. 인건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4%에서 46.7%로 7.3%포인트 올라 전체 영업비용을 147억엔에서 190억엔으로 끌어올렸다.
지출이 늘어났지만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 넥슨은 상반기에 이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않으면서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15%씩 감소했다.
해외시장 매출 감소도 이어졌다. 넥슨은 일본, 북미, 유럽 등에서 30%, 22%, 13%씩 매출이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7% 하락에 그치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한 1577억원을 기록했다. 넥슨은 하반기 신작 출시와 슈퍼 IP(지식재산권) 10종 발굴 등을 통해 반전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인건비는 지난해 2분기 1623억원에서 1859억원으로 14.5% 증가했다. 인건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3%에서 43.6%로 소폭 줄었지만 마케팅비가 129억원에서 555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나며 전체 영업비용이 3295억원에서 4257억원으로 늘어났다.
영업비용이 증가한 반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6% 하락했다.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8%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6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로 반등을 도모하고 있다.
넷마블의 인건비는 지난해 2분기 1312억원에서 1546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1.7%에서 27.5%로 증가해 전체 영업비용을 5610억원에서 6040억원으로 커졌다.
넷마블은 신작 '제2의 나라:Cross Worlds'의 실적이 반영되지 못한 점이 컸다. 지난 6월10일 출시된 제2의나라는 흥행에 청신호를 켰지만 매출의 온기 미반영에 이를 위한 마케팅비 소모가 컸다. 넷마블의 올해 2분기 마케팅 비용은 1004억원으로 직전 분기에 비해 29.3% 증가했다. 결국 영업이익은 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2% 추락했다.
[사진 = 컴투스, 펄어비스 로고] |
◆하반기 신작에 '사활'…어닝서프라이즈로 반등할까
중견 게임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컴투스의 인건비는 지난해 2분기 203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56억원으로 26.1% 늘었다. 영업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8%에서 16.7%로 증가했고, 마케팅 비용이 211억원에서 449억원으로 112% 대폭 상승하며 전체 영업비용을 109억원에서 14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컴투스는 지난 4월 신작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출시로 마케팅비가 크게 늘었다. 컴투스는 올해 2분기 역대 분기 최고 수치인 152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마케팅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2% 감소한 110억원에 그쳤다. 컴투스는 올해 하반기 백년전쟁에 대한 마케팅 비용의 수익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펄어비스의 인건비는 지난해 2분기 309억원에서 459억원으로 48.5%로 크게 뛰었다. 펄어비스는 지난 5월 약 100억원의 인센티브를 직원들에게 제공한 바 있다. 인건비가 절반 가까이 늘어나며 펄어비스의 전체 영업비용은 811억원에서 945억원으로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대표작 '검은 사막'의 국내외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나며 적자로 전환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말 내놓을 계획이었던 신작 '붉은 사막'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오는 4분기 중국에 출시하는 '검은사막 모바일'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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