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기름값을 얼마나 아낄 수 있느냐, 또 테슬라 전기차 보다 얼마나 좋으냐. 그래서 차값을 얼마냐다. 전기차를 개발하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의 최대 과제이기도 하다.
26일 기아가 마련한 EV6 미디어 행사에서 EV6를 타본 첫 느낌은 '대중성'이다. 날렵한 쿠페형 스타일에 펜더 등 곳곳에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다르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상품성을 확보한 것이다.
EV6의 폭발적인 초기 반응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단에 쿠페를, 또 SUV 디자인 콘셉트를 가미해 독창적인 형태를 갖췄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그래서 눈길을 모을 수 밖에 없었다.
시승차는 EV6 롱레인지 GT라인 4WD으로, 메리디안사운드 등 일부 선택사양을 더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 6262만원이다. GT라인은 내년에 선보일 EV6 GT를 제외하면 가장 상위 트림이다. 20인치의 알로이휠을 더불어 전용 범퍼, 실내 곳곳의 스웨이드 마감 등을 더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EV6 [사진=기아] 2021.08.26 peoplekim@newspim.com |
EV6 실내 디자인은 과하지 않은 절제감이 돋보인다. 기아의 기존 인테리어 디자인을 유지하며 운전자 중심으로 구성했다. K7 세단과 최근 출시된 신형 스포티지 등 인테리어가 비교적 화려한 반면, EV6는 오히려 기존 기아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것으로 분석된다.
운전석 문을 열면 변속기 다이얼이 자리한 센터콘솔이 붕 떠있다. 전자식 변속기 다이얼을 쓴 덕에 운전자와 동반석 다리 공간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체형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다리를 쩍 벌리는 '쩍벌남'도 만족할 만한 넓은 공간성을 확보했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마치 TV를 켠 듯 계기반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켜진다. 엔진이 없으니 소음도 진동도 없다. 걸리적 거리는 느낌 전혀 없이 발진하는 감각이 고급차 같다. 매끈한 주행감은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325마력, 최대토크 60.5kg·m의 힘을 낸다. 스포츠모드에서 강력한 전기모터의 힘은 놀랄 만하다.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줘도 거세게 튀어나갔다. 힘이 센 탓에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EV6 라인업 가운데 가장 짧은 403km에 그친다.
성수동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타고 경기도 남양주 일대를 다녀온 결과, 전력 소비는 4.4km/kWh로 나타났다. 정부 공인 복합 전비인 4.6km/kWh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기차용 전기세가 보통 1kWh당 298원이니, 단순 계산으로 약 600원에 8.8km를 주행한 셈이다.
EV6를 테슬라의 전기차와 비교하면 장단점은 분명하다. EV6의 최대 장점은 완성차 업체가 개발하고 만든 전기차라는 사실이다. 수십년간 자동차를 만들었기 때문에 차체 및 단차 등 완성도가 매우 높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날 시승에서 느낀 것처럼 EV6 대중성은 전기차 확대를 위한 기아의 야심찬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보다 테슬라와 성능으로 견주고 싶다면 EV6 GT를 택하는 게 정답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3.5초, 최고속도 시속 260km를 발휘하는 차는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옥의 티를 꼽자면 고가의 배터리로 인한 비싼 차 가격이다. 경제성만 생각한다면 전기차를 탈 이유가 없다. 경차 등 경제성 높은 차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EV6 센터콘솔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2021.06.02 giveit90@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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