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TSMC는 반도체 주문이 몰리던 지난 4,5월 공장의 정전 사태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TSMC를 필두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올 하반기에도 파운드리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액은 43억3400만 달러(약 5조원)로 전 분기(41억800만 달러) 대비 5.5%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월 텍사스 한파로 일시 가동이 중단된 오스틴 공장이 완전 정상화에 들어갔고, 이미지센서(CIS), 5G RF 송수신기 및 OLED 드라이버 IC 제품의 강한 수요가 매출 성장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제공=트렌드포스] |
다만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17.3%로 전 분기(17.4%) 대비 0.1p% 하락했다. 매출액과 점유율 모두 TSMC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은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며 중하위권 파운드리 업체의 매출이 덩달아 상승한 영향이 크다.
중국의 파운드리 SMIC의 매출액은 13억44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21.8% 올랐다.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만의 파운드리 PSMC도 전 분기 대비 18.3% 오른 4억5900만 달러(약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17.0%), 한국의 DB하이텍(12.0%), 대만의 VIS(11.1%)도 두 자리수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TSMC의 2분기 매출액은 133억 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점유율은 전 분기(54.5%) 대비 1.6%p 하락한 52.9%다.
이에 따라 삼성과 TSMC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1분기 37.1%p에서 2분기 35.6%p로 1.5%p 줄었다.
TSMC도 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지난 4월과 5월 대만 팹의 일시 정전으로 일부 웨이퍼를 폐기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분기 파운드리 전체 매출액은 244억700만 달러(약 28조2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6.2% 성장했다. 지난 2019년 3분기부터 8분기 연속으로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파운드리 매출의 급성장은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에 비해 이를 제조할 수 있는 파운드리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몰려드는 물량에 반도체 공급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TSMC는 최근 고객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TSMC는 지난해 가을부터 올 봄까지 반도체 가격을 10% 이상 지속적으로 올린 바 있다.
파운드리 용량 부족 사태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으로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 등 타업체들도 가격 인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파운드리 설비 부족 현상이 2년 가까이 심화되고 있다"며 "자동차 반도체 수요가 2분기 이후 급증해 올 3분기에도 사상 최고치를 재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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