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 현안 중 하나라는 내용의 유엔총회 문건이 공개됐다. 올해도 북핵 문제는 인권과 함께 유엔총회에서 중요한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일 공개한 유엔 안보리 관련 제76차 유엔총회 보고문에서 현재 안보리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 총 64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가운데 북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안은 2건으로, 각각 '북한 비확산'과 '북한의 상황'을 주제로 하고 있다. 앞서 안보리는 '북한 비확산'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무기 문제를 논의했으며, '북한의 상황'을 제목으로 한 회의를 통해 인권 문제를 다뤄왔다.
유엔헌장 12조 2항은 유엔 사무총장이 안보리가 다루고 있는 내용과 더 이상 다루지 않는 사안들을 유엔총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번 보고문도 이런 배경에서 제출됐다.
이번 보고문에는 '비확산'과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등 북한과 어느 정도 관련있는 사안들도 안보리 현안으로 명시됐다. 북한과 관련이 없는 사안들에는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상황, 소형무기 등이 포함됐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제76차 유엔총회에선 이미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이 다뤄질 것으로 예고된 상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유엔총회에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를 제출해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가 의제로 오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보고서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가 식량권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기존의 인권 침해 우려들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나카미쓰 이즈미 유엔 군축 고위대표 겸 유엔 사무차장은 지난 3일 '한반도 상황'을 주제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아시아협력 동반자 회의 기조연설에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나카미쓰 대표는 유엔 안보리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의거해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안보리는 언제나 국제 평화와 안보유지에 우선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선 핵심 당사국 간 직접 외교가 유일하게 효과적인 길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질 만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지속적이고 결과 지향적인 대화 재개를 앞으로 일어나야 할 일로 꼽으면서, 여기에는 실용적이고 상호적인 행동에 대한 합의를 목표로 한 실무급 대화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카미쓰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단순히 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각에선 종종 (한반도 문제를) 지역적 사안으로 간주하지만 이 문제는 무기와 전략적 경쟁, 신기술과 관련해 더 넓은 지역과 세계적 추세와 매우 많이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새로운 무기들이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군비 경쟁을 부채질하고 새로운 형태의 불안정성을 야기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런 상황이 누적돼 해결되지 않은 핵 문제와 결합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역내 안보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
유엔군축연구소(UNIDIR)는 지난 1일 발간한 '오늘날의 핵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공동의 행동 알아보기'라는 제목의 전문가 제언집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을 재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제언집은 북핵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6자회담이 한반도의 핵 위험 해결은 물론 관계국들 사이의 더 포괄적인 안보 대화를 시작하는 토론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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