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교보생명-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둘러싼 분쟁이 이번엔 국내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길게는 3년 이상 장기적인 법적 분쟁이 또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제상공회의소(ICC)가 풋옵션 계약은 인정했다. 다만 풋옵션 행사가는 인정하지 않은 탓이다. 결국 적정 수준의 풋옵션 행사가를 산출하기 위해 양측 모두 또다시 법정에 서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고위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ICC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FI의 주주간 계약서를 대부분 인정했다"며 "풋옵션 계약의 유효성을 인정함에 따라 쟁점은 풋옵션 행사가격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한 수준으로 풋옵션 행사가를 결정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과 FI의 풋옵션 분쟁이 2년여만에 결론 났다. 전날인 6일 ICC는 최종 판결문을 전달했다. 양측 모두 서로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어 ICC의 결론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결국 분쟁의 핵심은 풋옵션 행사가다. 이를 재산출하기 위해 또다시 법정분쟁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40만9900원, 교보생명-FI 풋옵션 분쟁...다시 '원점' 2021.09.07 0I087094891@newspim.com |
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 측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이었던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1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을 경우 신 회장에게 주식을 투자 원금 이상으로 되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IPO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2018년 10월 어피너티 측이 40만9900원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컨소시엄에는 어피너티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가 참여했다.
FI가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신 회장은 2조원 가량을 들여 주식을 되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공정시장가격(FMV) 산정 작업에 불참했다. 결국 어피너티측이 2019년 3월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풋옵션의 계약 유효성과 행사가격 등 두가지다. 이 중 풋옵션은 유효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ICC는 절차상의 문제로 풋옵션 행사가는 유효하지 않다고 봤다. 신 회장 측이 FMV 산정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가격을 산정할 것인지에 대한 주주간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신 회장과 FI간 계약에 따르면 풋옵션 행사가는 양측이 각각 평가기관을 선정해 산출한다. 다만 그 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제3의 기관을 FI측이 선정해 최종가격을 구하는 것이다. FI는 딜로이트안진에 의뢰해 주당 40만9900원의 가격을 산출했다. 그러나 신 회장 측은 가격 산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다만 ICC는 어피너티가 딜로이트안진에 의뢰해 산출한 풋옵션 행사가(40만9900원)는 결격성이 없다고 결론 냈다.
결국 교보생명 신 회장과 FI의 분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국내에서 FMV를 산출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다시 신 회장이 가격 산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도돌이표가 된다.
국내에서 법적분쟁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길게는 3년 이상의 분쟁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법적인 분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 경우 길게는 3년 이상의 시간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면 IPO를 통해 적정가격을 산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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