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사업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계열사 간 합병을 잇따라 추진하는 동시에 유망 브랜드 인수 및 투자에 나섰다. 코로나19로 부진한 업황 불황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영토를 확대하겠다는 조치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창출까지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아모레퍼시픽] 2021.09.17 shj1004@newspim.com |
◆ 잇단 지분 투자 및 합병...'더마코스메틱 강화' 사업 다변화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19만2000주)를 1800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 뒤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지분율은 38.4%가 된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10월 29일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기능성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이번에 지분을 취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설립된 코스알엑스는 민감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다. '오리지널 클리어 패드', '아크네 패치', '굿모닝 젤클렌져' 등 히트 상품을 중심으로 놀라운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며 K뷰티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동남아, 유럽, 중국, 일본 등 전세계 약 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첫 지분투자를 단행한 코스알엑스는 아모레의 연구 및 생산 능력을 활용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모레 역시 더마코스메틱 부문 강화는 물론, MZ세대에 대한 이해도, 아마존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북미 시장 경쟁력 등이 향후 아모레퍼시픽의 MZ세대 및 디지털, 북미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기술 및 생산 인프라 공유, 상품 개발 등의 협업 체제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아모레는 경영권 인수 목적은 아니지만 지분 투자에 따른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에 콜옵션을 조건으로 건 만큼, 향후 경영권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모레는 지난달에는 그룹 계열사인 에스트라를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아모레는 그룹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00% 보유한 에스트라 보통주 210만8947주를 인수하면서 아모레퍼시픽 주식 41만3814주를 교부하기로 했다. 합병 비율은 아모레퍼시픽 주식 1주에 에스트라 주식 0.1962185주다.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 흡수합병 규모는 1213억원 수준이다.
아모레는 에스트라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코스비전의 지분도 모두 인수했다. 코스비전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마몽드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화장품 제조자 설계생산(ODM) 및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기업이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메타버스 속 서경배 회장의 기념사 전달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2021.09.06 shj1004@newspim.com |
모두 더마 코스메틱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합병과 지분 투자는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다각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달 초 창립 76주년을 맞아 "바이오·더마(피부과학) 영역과 건강한 삶을 위한 웰니스(wellness) 영역을 집중 육성해 나가겠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기존의 성장 동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모레가 코로나19 등 어려운 대내외환경으로 내부역량 강화에만 치중해왔다"며 "최근 잇따른 지분투자 등으로 사업 확대의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9.17 shj1004@newspim.com |
◆ 화장품 부문 치중 '지적'...'뉴 뷰티' 아모레, 사업 체질 개선 본격 시동
아모레의 사업 다각화 추진으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그간 아모레는 사업 다각화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아모레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배치 이후 중국 화장품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은 이후 코로나19까지 덮쳐 잇따른 악재에 휩싸였다.
화장품에 쏠린 사업 구조 탓에 업황 불황이 닥쳤을 때 한 번에 실적이 무너지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이 이어졌고,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올 2분기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8.5% 증가한 1046억원, 매출액은 10.4% 증가한 1조303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올 3분기 아모레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시아 지역 사업이 부진하면서다. 하반기 중국 소비 둔화와 화장품 업계 경쟁 심화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향후 아모레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향후 인수 및 투자 활동은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재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외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당사의 연구개발, 생산 역량을 투입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레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강한 브랜드 육성,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개선을 제시하고 이를 하반기에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을 가속화해 온라인 채널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체질 개선 작업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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