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는 방역체계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 예고에 항공업계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막론하고 매출의 약 80%를 국제선 여객에 의존했던 항공사들은 여객 정상화 국면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다만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국제선이 회복되기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 소요가 예상돼 방역 안전국 간 이동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 체결 후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 7월 말부터 두 달 간 인천~사이판 여객 2010명…추석 연휴에만 300명 넘어
28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사이판과의 트래블 버블이 시작된 지난 7월 24일부터 이날까지 인천과 사이판을 오간 여객은 총 2010명이다. 트래블 버블 시행 초반에만 해도 관련 수요가 항공기 한 편당 10명 이하였지만 이후 관련 여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추석 연휴부터는 관련 수요가 더 늘었다. 지난 18일 아시아나항공의 사이판행 항공편 탑승객은 150명으로, 이 중 95% 이상이 트래블 버블 이용을 위한 승객이었다. 제주항공 역시 연휴 기간 사이판으로 가는 항공편의 탑승객이 99명으로 100명에 달했다. 티웨이항공은 62명으로 추석 연휴 항공사 3곳의 탑승객은 312명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관련 예약 1000명을 확보했다.
트래블 버블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그 동안 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작년 3월부터 1년 넘게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2주 간 자가격리 제외 등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트래블 버블이 시행됐다.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최근 1차 접종률이 75%에 달하는 등 집단면역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정부 역시 접종률 확대 등을 감안해 트래블 버블 체결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전히 국내에서 20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객을 어떻게 관리할지 등이 해결돼야 한다. 여기에 현재 논의 중인 상대국의 대부분인 동남아시아 지역은 한국 여행 수요가 대부분 겨울철에 있다는 점도 논의 속도가 더딘 요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팔라우 등과 동시에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데 국내와 상대국 모두 상황이 유동적이다"라며 "입국 수요는 거의 없는 사이판과 달리 나머지 논의국 대부분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국내 여행객에 대한 격리조치를 같이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준비상황까지 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800명대로 올라섰다. 이에 서울시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3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시민들이 항공기 탑승을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07.03 leehs@newspim.com |
◆ 국토부 "해외 입국 여행객 격리조치 검토 중"…자가격리 면제 '괌' 여행객도 3달만에 2배 ↑
항공사들도 위드 코로나에 앞서 수요 대응에 분주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국토부에 인천~괌 주 2회 정기노선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현재는 방역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초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괌 노선을 중단한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운항을 재개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괌 노선을 운항해 그 동안은 운항하지 않았지만 여행 수요 회복에 대비해 국제선 노선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괌 노선 탑승객은 지난 6월 909명에서 이달 들어 1941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7월 말부터, 대한항공은 지난달부터 괌 노선을 재개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항공편을 유지했던 진에어를 포함, 3개 항공사가 해당 노선을 운항 중이다. 괌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 여행자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국제선 재개 기대감에 자금줄이 막힌 LCC들은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17일, 23일 이틀 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 105.4%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에 예정됐던 실권주 일반공모 없이 유증 절차를 조기 종료했다. 에어부산은 구주주 청약만으로 약 2271억원 조달에 성공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유증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10월 2066억원, 진에어는 11월 1238억원 확보가 목표다. 정부가 10월 말까지 성인의 80%가 접종을 완료해 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두는 새로운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본격적인 이동 제한 완화 조치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국제선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국을 중심으로 이동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상화는 2024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국내 방역조치는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겠지만 해외여행을 허용하기까지는 글로벌 방역상황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며 "점진적으로 늘어날 국제선 수요에 대비하되 트래블 버블이나 백신여권 등 관련 정책 방향 등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